〈사설 2〉

 

공기업의 무원칙하고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 이번에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공기업들의 이 같은 부도덕적인 면이 그대로 드러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명예퇴직금으로 터무니 없는 금액을 지급했다.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명예퇴직금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퇴직금을 지급하고는 별도로 특별명예퇴직금 명목으로 1인당 3억~1억5천만 원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자신들과 같이 근무한 동료들에게 미안함도 있을 터이겠지만 해도 너무했다.

한국토지공사 직원과 가족들은 한술 더 떠 땅투기를 했다. 직원과 가족 129명은 2000년 이후 전국 택지지구에서 미분양된 회사 보유 택지 1만327평, 186억 원어치를 선착순 수의계약을 통해 구입해 5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회사에서 분양이 안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도와주었다고 하나 자신들의 직위를 이용해 많은 투자이익을 거두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명분을 잃었다고 할 수 있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부실공사로 벌점을 받은 업체에게 아무런 제재없이 고속도로 확장공사를 주었고, 주택공사는 아파트 마감재를 바꿔치기해 시공하고 입주자들의 이의제기에 추가로 다른 품목을 설치해주고 보상까지 해 주었다고 한다.

공기업은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주거나 초기투자비용이 너무 과대해 해당 산업분야 개척을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할 때 이를 대신할 목적으로 생겨났다. 자본의 구성 자체도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의 출연금으로 정부의 역할을 맡아 추진하는 기업이다. 이들 조직은 정부조직은 아니나 민간기구도 아닌 준공직구조를 갖는 기구이며 그 산하 직원들도 준공무원 형태를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공기업들이 이같이 부도덕적이고 무원칙하며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국민을 기만하고 자신들만의 잇속 만을 채우려고 한다면 더 이상 이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어제 한 취업포털업체에서 한 기업선호도 조사에서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국내 굴지의 기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상당수 공기업들에 대한 선호도도 상위권에 속했다. 공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더욱 신임을 받을 수 있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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