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거인군단'의 4번 타자로 거액 몸값에 장기 계약을 했다.

요미우리는 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승엽과 오는 2010년까지 4년 장기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승엽은 이날 도쿄의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기요다케 히데토시 구단 대표와 계약서에 사인했다.

그러나 계약 조건에 “요미우리가 일본 제1의 팀이 되면 다음 해 이후의 이승엽 거취를 서로 논의한다”는 단서를 달아 우승 뒤 이승엽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이승엽 본인이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잔류 요청을 받은 뒤 “지금은 요미우리에 남고 싶은 기분이 강하다. 우승하고 나서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 내 손으로 하라 감독을 헹가래치고 싶다”는 의지를 계약 조건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시즌이 끝난 뒤 2년 간 뛰었던 롯데 마린스를 떠나 요미우리와 연봉 1억6천만 엔과 계약금 5천만 엔 등 총 2억1천만 엔에 1년 계약을 했던 이승엽은 내년에도 거인군단의 주포로 나서게 됐다.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 씨는 “요미우리가 승엽이를 확실한 4번 타자로 인정한 것 같다. 지난 2002년 시즌 후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로 진출한 요미우리 출신의 거포 마쓰이 히데키 수준의 대우를 해 준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고질라' 마쓰이는 당시 3년 간 총 2천100만 달러를 받고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승엽은 마쓰이를 고려할 때 내년 몸값이 5억(한화 40억 원)∼6억 엔(48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춘광 씨는 그러나 “연봉 문제는 다른 선수들과 맞물려 있어 민감한 것 같다. 한국의 코치를 연수생으로 받아들이는 조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막판 타이론 우즈(주니치)에게 추월당해 센트럴리그 홈런왕을 내줬지만 41홈런, 타율 0.323, 108타점, 101득점의 좋은 성적으로 4번 타자 몫을 100%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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