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미국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엽기 풍자 코미디 '보랏(Borat)'이 출연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하는 등 흥행의 반대급부로 각종 구설에 오르고 있다.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Cultural Learnings of America for Make Benefit Glorious Nation of Kazakhstan)'란 긴 부제를 단 '보랏'은 미국의 선진문화를 다큐멘터리에 담아 가난한 고국의 시청자에게 소개한다는 임무를 띠고  미국에 건너온 카자흐스탄 리포터의 이야기. 그런데 그는 TV에서 우연히 본 파멜라 앤더슨에게 반해 그녀를 찾아 뉴욕에서 캘리포니아까지 대륙 횡단을 하게 된다.
   
AP통신은 12일 "극중 만취한 상태에서 인종차별적 발언과 성차별적  발언을  한 것으로 묘사된 두 명의 대학생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9일 LA 고등법원에 영화의 제작사와 프로듀서를 고소했다"고 전했다.
   
소장에 따르면 이들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프로듀서는 이 영화가 미국에서는 상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들은 "2005년 10월 제작진이 우리를 바로 데리고 가 '긴장을 풀라'며 술을 권했고, 우리가 취하자 차에 태웠고 히치하이킹을 하는 보랏을 우리가 태우는 연기를 시켰다"면서 "제작진은 우리가 평소 같으면 전혀 하지 않았을 행동과 발언을 주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영화로 인해 정신과 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은 물론, 주변으로 부터 조롱거리가 됐고 사회적 평판을 잃었다"면서 영화에 삽입된 자신들의 출연  장면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루마니아의 한 마을 주민들 역시 '보랏'에 대해 집단 소송을 벌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UPI통신은 "극중 보랏의 카자흐스탄 고향 마을로 묘사된 루마니아의 한 마을인 글로드 주민들이 주인공 사차 배런 코언을 법정에 세우려 한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은 코언과 촬영팀이 마을에서 촬영할 때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줄 알았으며, 최근에야 자신들이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마을 주민들은 "영화에서 우리 마을이 근친상간이 만연하고 강간범과 매춘부가 들끓고 있는 곳으로 그려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보랏'에 대해 상영금지 처분을 내렸다.
   
러시아의 정부 관계자는 10일 "'보랏'이 특정 인종과 종교를 폄훼하고, 러시아 관객을 문화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랏'은 30일 모스크바 시내 300여 개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었다.
   
영국 출신 코미디언 사차 배런 코언이 주연을 맡은 '보랏'은 미국에서 "근래 들어 이처럼 웃긴 영화는 본 적이 없다"는 입소문과 함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개봉 첫 주 불과 837개 극장에서 상영했으나 개봉 2주차인 10~12일에는 2천566개 극장으로 확대상영됐다.
   
보랏은 파멜라 앤더슨을 찾아 나서는 여정에서 많은 미국인을 인터뷰하고  카메라에 담는 데 이 과정에서 엽기적이라 할 만큼 엉뚱하고 기발하고 저속한 개그와 상황들이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12월7일 개봉할 예정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