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사람 열 명만 있어도 떨리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연기할 때는 하나도 안 떨려요."
   
중학생의 임신을 다뤄 화제가 됐던 영화 '제니, 주노'에서 주노 역을 맡았던 김혜성(20). 그가 고등학생으로 분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이순재의 손자이자 정준하의  아들인 고등학생 이민호 역을 맡고 있다. MBC 오락 프로그램  '황금어장'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TV에서 정식으로 연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호는 몸은 부실하지만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  '톰과  제리'의 제리처럼 '잔머리'를 잘 굴리는 캐릭터.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태권도 선수로 활약하기도 한 남자답고 무뚝뚝한 사나이.'미소년'풍의 곱상한 얼굴과 달리 '애늙은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다. 반면 남 앞에 나서면 떨려서 말을 잘 못할 정도로 부끄러움도 많이 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연기할 때만은 거침없이 대사가 술술 나온다.
   
"제가 원래 굉장히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편이에요.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노래부르는 건 적성에 정말 안 맞아요. 가슴이 터질 것 같아서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일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연기할 때는 마음이 편하고 떨리지도 않아요."
   
데뷔작인 '제니, 주노' 첫 촬영 전날에도 떨려서 잠을 못 이룰 정도였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떨리지 않아 스스로도 놀랐다고 한다.
   
'거침없이 하이킥' 역시 그에게는 즐거운 연기 무대.
   
"제 나이에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이에요.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아들처럼  잘 챙겨주시고 연기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그는 '제니, 주노' 이후 영화 '폭력써클'에 출연했으며 '황금어장'을 통해 TV에 발을 디뎠다. 강호동, 임채무, 정선희, 신정환 등 한참 선배들 틈에서도 기죽지  않고 제 몫을 해냈다.
   
당시 제작진도 김혜성을 출연시킨 것에 대해 "어린 신인  연기자가  필요했는데 김혜성은 그 속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그는 "그래도 기가 죽더라"며 배시시 웃는다.
   
"TV가 무서웠어요. 영화는 준비할 시간이 있지만 TV는 매일 방송이 나가니까 연기가 안되면 들키잖아요. 다행히 좋은 감독님과 선배님들을 만나 생각보다는 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그는 "연기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매년  올해처럼 바빴으면 좋겠다"면서 "무조건 열심히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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