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 COEX에서는 ‘로보페스트 코리아2006’이 전국에서 1천여 명의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4개 종목으로 나누어 성황리에 개최됐다. 430명이 참가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로봇조종 종목에서는 인천 초등학생 4명이 대상인 산업자원부장관상을 포함해 1위부터 4위까지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작년 국제로봇올림피아드에서도 인천 초등학생이 1위인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작년에 1위를 차지한 학생이나 이번에 수상한 학생 4명 모두 인천정보산업진흥원에서 200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창작로봇교실’을 수료한 인천 관내 학생이다. 이제 초등학생들도 손수 로봇을 조립하고 프로그램을 입력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가미된 로봇대회도 여럿 개최되고 있다. 로봇대회는 지난 95년 KAIST 김종환 교수가 창안한 로봇축구대회와 인천에서 매년 5월 국내 최대규모로 열리는 ‘대한민국로봇대전’과 같은 로봇격투대회 등 2가지로 크게 나뉜다. 특히 로봇축구는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부터 ‘세계로봇축구대회(FIRA Robot World Cup)’라는 이름으로 매년 전 세계 주요도시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우리 인천에서도 오는 2009년 9월 개최를 목적으로 제 14회 대회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봇대회는 사람들에게 단순히 오락거리를 주는 차원을 넘어 로봇산업 발전에도 지대한 역할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F1과 같은 자동차경주대회가 자동차기술과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인천시에서도 ‘지능형 로봇산업’을 인천발전의 핵심 선도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책임공무원을 지정,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로봇에 관한 한 아직 인천이 타 지역에 비해 후발지역인 관계로 로봇산업의 기반을 조속히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첫째, 인천의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이 시급하다. 인천업체 50% 이상이 로봇 개발에 필요한 전기전자, 기계 분야로 객관적인 여건상 우수한 위치에 있지만 현재 로봇협회에 등록된 263개사 중 인천업체는 4개사에 불과하다. 또한 인천은 인근 부천, 안산이나 대전보다 로봇산업에 대한 투자가 늦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천은 오는 2009년까지 310억 원을 들여 로봇 스포츠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며, 안산, 대전, 광주 등도 첨단 로봇센터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로봇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로봇센터 건립, 공동입주시설 구축 등이 포함된 기본계획이 조속히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인천에 로봇 전문학과를 개설해 석·박사 등 고급인력을 양성해 나가야 한다. 많은 중소업체들이 로봇에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조사대상의 44%가 연구인력 부족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로봇개발을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계, 전산, 통신 등을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한데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은 재임시절 “장관님처럼 되려면 뭘 전공해야 하느냐”라고 묻는 대학생에게 “로봇을 전공하라”고 자신있게 추천했다고 한다.

셋째, 인천 환경에 적합한 로봇 아이템 발굴 및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 로봇은 제조업용 로봇, 가정용 로봇 등 여러 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분야보다는 인천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특화된 분야를 공략해야 한다. 지난 9월30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된 `인천 지능형로봇산업 비전과 발전전략 심포지엄'에서 제시되었던 '타 지자체와 차별화된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같이 우리만의 특화 로봇 아이템을 발굴하고 이를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천은 수도권정비계획에 따라 로봇센터 건립 등에 중앙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기 곤란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해도 고부가가치 산업인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 우리의 어린 학생들이 전국 대회에서 보여준 쾌거가 인천이 세계 로봇산업의 신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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