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 베어벡 사단이 다잡은 듯한 승리를 또 놓쳤다.

일본열도의 심장부에서 짜릿한 첫 원정 승리를 일궈낼 뻔했지만 후반 중반 이후 집중력 저하 탓에 통쾌한 승전보를 안타까운 무승부와 맞바꾸고 말았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21세 이하(U-21) 올림픽대표팀은 21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원정 친선경기(2차전)에서 전반 인저리타임에 터진 양동현의 그림같은 선제 결승골로 앞서 갔지만 후반 30분 마스다 지카시에게 뼈아픈 헤딩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한국은 일본과 올림픽팀 역대 전적에서 4승4무3패로 근소한 우위를 지켰다.

원정경기 1무2패 끝에 첫 승리를 따내는 듯했지만 결국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된 한 판이었다.

2004년 2월 오사카에서 당한 0-2 참패를 설욕하지도 못했고 2003년 9월 이후 3년이 넘도록 올림픽팀 한일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지난 14일 창원에서 열린 홈 1차전의 재판이었다. 박주영의 선제골로 예약한 승리를 어이없는 자책골로 놓쳤던 1차전과 비슷한 양상이었지만 원정이란 면에서 아쉬움은 더 진하게 남았다.

그나마 4만여 일본 응원단이 지켜본 가운데 한국 축구의 강인함을 나름대로 보여준 데 만족해야 했다.

박주영.백지훈 등 아시안게임 요원 4명이 빠진 가운데 양동현.이근호를 전방에, 김승용.이승현을 좌.우 측면에 배치한 베어벡 감독은 '괴물' 히라야마 등 정예 멤버를 출격시킨 일본을 맞아 초반엔 수세에 몰렸다.

전반 4분 페널티지역 왼쪽 돌파를 허용해 미즈노에게 선제골을 허용할 뻔했지만 수비진의 육탄방어로 간신히 막아냈다.

이렇다할 공세를 펴지 못하던 한국은 전반 15분 상대 수비 실수로 이근호가 골키퍼 키를 넘겨 텅빈 골문으로 헤딩슛을 날렸지만 포스트를 살짝 비켜갔다. 27분엔 김승용의 크로스를 이근호가 골 라인에서 헤딩으로 문전에 띄워주자 이승현이 논스톱 슛으로 그물을 흔들었지만 부심은 골라인 아웃을 선언했다.

전반 19분 일본의 오른쪽 날개 미즈노를 놓쳐 위기를 맞은 한국은 39분 미즈노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가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44분 김승용의 프리킥에 이어진 이근호의 헤딩슛이 일본 골키퍼 얼굴에 맞고 나가 기회를 놓친 베어벡호는 곧바로 선제골을 뿜어냈다.

양동현은 전반 인저리타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볼을 낚아채 일본 수비수 아오야마와 마쓰다, 이에나가 사이를 절묘한 드리블로 돌파한 다음 골지역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땅볼 대각선 슛을 꽂았다. 볼은 골키퍼 마쓰이의 손끝을 벗어나 왼쪽 골 포스트에 맞은 뒤 골문으로 빨려들었다.

후반 1분 장신 수비수 정인환이 공격에 가담해 원바운드 헤딩슛으로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후반 26분 교체멤버 박종진의 대포알 슛 등으로 기세를 올렸다.

한국은 정인환.이강진이 장신(192㎝) 히라야마를 꽁꽁 묶었다.

하지만 전반부터 측면 돌파를 계속 허용한 미즈노에게 다시 당하고 말았다.

후반 초반 센터링으로 크로스바를 두 번째 맞춘 미즈노는 후반 30분 오른쪽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수비수 안태은을 제친 다음 예리한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에 도사리고 있던 마스다는 한국 수비진 사이에서 헤딩슛으로 기어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져 공세를 허용했지만 역전골을 내주진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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