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조화

우리네 인생사는 태어남과 죽음을 제외한 수많은 과정속에서 싫건 좋건간에 선택과 그 결과에 따른 삶을 영위하여 나가고 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라는 유명대기업의 광고카피라든지 "결혼하기 전 3번 기도하라"는 것 모두가 바라는 목적은 달라도 선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현재 많은 금융기관들이 나름대로의 확신을 가지고 인천시 금고유치경쟁에 뛰어 들고 있다. 금년안으로 인천시는 기 마련된 객관적인 기준을 통하여 여러 금융기관중에 시금고를 잘 운영.관리할 수 있는 한 곳을 선택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인천시민의 삶의 질이 달라 질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은 사회의 공적시스템이란 관점하에서 보면 수익성추구와 공공성의 부응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데 지나치게 수익성만을 추구하다 보면 단기적으로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장래 발전성 있는 중소기업이나 신용력이 미약한 서민들은 금융을 제한받게 되어 결과적으론 자금배분의 불균형으로 인한 지역경제내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더욱 더 초래된다.

2004년도에 있었던 금융경제연구소의 "투기자본국민토론회"에서는 국내은행의 상당수가 부실금융기관의 구조조정 및 선진금융기법도입을 통한 금융기관의 경쟁력강화라는 목적으로 국내은행들의 경영권이 외국계로 넘어 갔음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은행들은 리스크가 작은 가계대출에 치중하고 중소기업대출을 외면함으로써 금융자금과 산업투자간의 연결고리가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하는
것도 금융의 공공성측면이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목소리일 것이다.

이렇게 금융의 공공성부문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미국의 경우처럼 외국계 은행이 특정지역에 지점을 내고자 할 시에는 자기자본비율 10%이상의 기준과 어느 특정지역에서 예금으로 유치한 자금을 어느정도 그 지역에 융통시켜 지역경제발전에 공헌을 유도하기 위하여 마련된 지역재투자법(CRA)에 따른 기준을 통과하여야 만 하는 금융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비록 최근에 와서 금융기관의 사회공익적 기여를 공시하는 제도를 도입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법에 의하여 규제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금융기관자체적인 활동 영역에 머물고 있는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금융의 공공성문제에 대한 연구로 명성이 높은 일본 릿교대 야무구치 요시유키(경제학) 교수는 "일본내 외국계 은행들의 경우 미국내에서와는 달리 자기자본비율기준만 충족시키면 일본내 어디서든지 지점을 낼 수 있는 데 특정지역의 지점에서 걷어 들인 자금을 모아 미국으로 모두 보낼 경우 해당 지역은 일방적으로 자금을 흡수당하게 되고 지역경제를 활력을 잃게 될 것이다"라고 하면서 공공성을 전혀 개의치 않고 영업하는 일본내 외국계은행들에 대한 실랄한 비판과 함께 금융의 공공성을 평가하는 금융평가법제정을 주장한 바 있다.

혹자는 글로벌화된 시대에 금융기관의 공공성을 평가하는 잣대를 들이대는것이 시대에 뒤떨어 진 생각이라고 반박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나라의 금융기관이라도 다른 나라에서 영업이익을 거두고자 할때에는 수익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기관의 공공성 측면과의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간 우리 인천농협은 인천의 지역경제발전을 위하여 다른 금융기관이 취급하기 꺼려하는 학자금대출은 물론 서민들과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많은 자금지원을 하여 오고 있으며 공익성측면에서 다른 은행들이 들어 가지 않은 백령도 등 섬지역과 면단위에서도 점포를 운영하여 오고 있어 지역주민들이 세금 및 공과금납부와 금융이용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여 오고 있다.

또한 향후 수년간에 걸쳐 청라지구 개발사업, 도화지구 재개발사업 등에 출자와 함께 수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할 것이며 인천대 송도이전 및 연세대 송도국제화 복합단지 개발사업에도 참여함으로써 인천이 세계적인 관문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지역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된장과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는 옛말이 있다 이는 예로부터 된장은 푹푹 삭혀 오래된 장일수록 그 장맛이 좋고 이웃이나 친구도 오래 사귀어 기쁜일 슬픈일을 동고동락하며 오래된 이웃일수록 더욱 우애가 좋다는 말이다

우리 인천농협은 과거에 그랬던 것 처럼 현재나 미래에 있어서도 인천시민을 위한 맛 좋은 된장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는 오래된 친구로 머물게 될것이다.
(농협 지점장 노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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