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의 유력통신사들을 통해 미국의 한국내 핵무기 배치를 거듭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미국 국무부가 7일 "해묵은 주장(old claims)"이라며 이를 강하게 부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북한측의 이같은 핵배치 주장은 특히 미측이 북핵문제의 일괄 타결을 위한 구체적 조건들을 북한측에 제시, 북측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6자회담이 이달중 개최되기는 힘든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7일 북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북한은  미국이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해 두고 있다고 믿고 있어 자신들에 대한  핵위협이  지속되는 한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측 소식통은 또 "미국의 핵무기들이 한반도의 남한에 배치돼  있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북한은 자위를 위해 핵능력을 제고할 수 밖에 없도록 강요받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특히 "미국의 핵위협이 제거되지 않고 적절한 안전보장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외부 압력을 견디기 위한 방어적인 핵을 소유할 권리를 포기하는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같은 미국의 남한내 핵보유 주장을 북핵 6자회담 재개가 되지 않고 있는 것과 직접 결부시키진 않으면서도 "북한은 원칙적으로 6자회담에 응할 준비가 돼 있지만 미국의 태도 때문에 6자회담 재개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따라서 "대북 압박 기류가 완화되거나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완화되기 전까진 6자회담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따라서 "대북 압박 기류가 완화되거나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완화되기 전까진 6자회담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타르 타스는  덧붙였
다.
   
앞서 인테르팍스 통신도 전날 북한 외교관 말을 인용,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 접촉에서 미국이 내놓은 핵폐기 요구사항은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미국 입장이 변하지 않는한 이달 또는 가까운 장래에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외교관은 또 "북한이 이제 핵보유국으로서 6자회담 관련 협상에 임한다는 것은 북핵 프로그램 포기와 함께 미국의 핵무기 철수도 요구함을 의미한다"며 "북한이 핵무장을 해제하는 대가로 미국에 한반도와 주변국에서 핵무기를 철수하도록 요구할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러시아 통신사는 접근이 어려운 북한 내부의 공식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극소수 언론 매체들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입장 표명은 북한 지도부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15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미국의 핵전쟁 위협  때문이었다"면서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남한에서 핵무기를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지난 1989년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한 바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반박했다.
   
매코맥은 또 "미국은 지난 1994년 한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실질적으로 언급한바 있고 지난해 베이징 9.19 공동성명에서도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를 갖고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확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미군은 지난 1991년까지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었으나 그후 모두 철수 또는 폐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함께 매코맥은 6자회담 재개 시기와 관련, "앞으로 수주가 더 걸릴  가능성도 있지만 이달중 개최하기 위한 노력을 현시점에서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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