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가 맹위를 떨쳤다.
   
북한여자축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시상대에 올라선 14일(이하 한국시간)도하 시내 카타르스포츠클럽.
   
2006 도하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결승 북한-일본전을 지켜본 경기 진행 요원들과 외신 취재진은 한결같이 혀를 내둘렀다.
   
하프타임에 미디어센터에서 만난 호주 출신 요원은 "이 경기가  진짜  여자축구 맞느냐. 내가 축구를 제법 많이 봤는데 가장 환상적인 플레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카메라를 든 외신 기자들도 "웬만한 남자축구 경기보다 훨씬 낫다. 박진감이 넘친다"며 맞장구를 쳤다.
   
북한 여자축구가 세긴 세다는 소문만 들어온 이들에겐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 경기력이었다.
   
북한은 비록 전.후반과 연장 120분 혈투에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고  승부차기까지 들어갔지만 내용상으로는 압승에 가까웠다.
   
특유의 강인한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북한은 120분 내내 한시도 쉬지 않고 상대를 몰아붙이며 맹렬한 공격 축구를 구사했다.
   
북한은 여자축구 세계랭킹 7위로 독일, 미국, 브라질 등 유럽.미주팀들에 비해 아직 전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만 놓고 보면 어떤 팀도  북한을 쉽게 이기기는 힘들어 보인다.
   
북한 여자축구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1년과 2003년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를 연속 우승했고  아시안게임도  2002년 부산대회에 이어 2연패했다. 무엇보다 올해 9월 20세 이하(U-20)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대회를 제패했다는 게 가장 자랑할 대목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공식 대회를 우승한 것은 남자와 여자를 통틀어 북한이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북한여자축구가 강한 비결은 아직 제대로 알려진 게 없다.
   
김광민 북한 감독은 "우리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 오로지  국내에서만  강훈련을 했다. 정신력에 기초를 둔 체력을 만드는 게 우리 팀의 준비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금메달을 딴 북한 선수들은 리명수, 4.25 체육단 등 군  소속  선수들이 주축이다. 정신력 면에서는 우위를 보일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도 아시아 최고 수준이 된 배경은 아리송하다.
   
미드필더 허순희(26), 오른쪽 날개 김경화(19)는 볼 컨트롤도 매우 세련된 수준이다.
   
국내 여자축구 지도자들은 북한이 오랫동안 당 차원에서 여자축구를 지원하면서 투자와 체력, 기술이 '삼박자'로 맞아떨어졌다는 점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북한 여자축구의 전성시대는 화려한 시작을 알리고 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