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시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3년간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을 기념해 갖는 베토벤 프로젝트 그 두 번째 무대를 29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갖는다.

지난 1967년 나움버그 콩쿠르 우승, 1969년 리벤트리 콩쿠르 결선 진출 및 세계적 권위의 부조니 콩쿠르 입상 등 일찍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이후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디아파종상 수상, 프랑스 3대 음악상 수상 등으로 더욱 명성을 높였으며, 98년에는 RCA레이블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을 발매, 큰 호평을 받았으며, 현재 굴지의 DECCA 전속 아티스트로서 다양한 음반과 왕성한 연주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마치 구도자가 성지를 찾아다니듯 연주 인생 30년 동안 항상 치열한 탐구 정신으로 한 작곡가, 혹은 하나의 작품을 선택하면 `몰아치듯' 철저히 파고드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그간 보통의 연주자들은 시도조차 꺼리는 전곡 연주의 길을 고집하던 그는 2005년부터 3년 동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곡 녹음 프로젝트라는 긴 여정을 시작했다. 지난해에 베토벤 중기 소나타(16~26번)를 녹음했고, 올해엔 베토벤 초기 소나타(1~15번)를 연주해 4장짜리 음반도 발매했다. 내년엔 후기 소나타 녹음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베토벤은 피아니스트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인물. 그가 남긴 작품은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는 것이 그가 베토벤에 꽂힌 이유라고 말한다. “그 작곡가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그 작곡가가 남긴 다른 작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꼭 전곡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넓혀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전곡연주로 이어진 것”이라는 말로 그가 한 작곡가를 파고드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백건우에게 남은 베토벤은 이제 27번에서 32번까지 6곡이다. 내년 가을엔 완성된 9개의 CD로 구성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이 완성된다. 2007년 12월엔 이를 기념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7일간 베토벤의 소나타를 모두 연주할 예정이다.

백건우가 재조명하는 베토벤과 또 그의 음악이 녹아 있는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세계로 관객들은 또 한 번 깊은 감동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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