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랜드 블랙슬래머 프로농구단 엠블럼
   
 
 지난 2003-04 시즌 창단과 동시에 4강에 오르며 비상을 예감했던 인천전자랜드 블랙슬래머 프로농구단이 이후 두 시즌을 최하위로 밀리며 꼴찌 팀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이번 시즌까지 왔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감독을 비롯해 코치, 선수, 홈구장 등을 모두 바꾸며 대대적인 변화와 함께 도약의 발판을 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부터 ‘승부사’ 최희암 감독을 시작으로 김성철, 황성인, 조우현 등 특급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대대적인 개편을 시작한 전자랜드는 지속적인 트레이드로 지난 시즌 15명의 선수 가운데 10명을 바꾸는 대변화를 단행해 화제가 됐다.

 또한 최희암 감독 체제로 정비한 전자랜드는 박종천 코치와 제이 험프리스 헤드코치 등 모두 사령탑 출신을 영입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2년과 2003년에 각각 프로무대로 입성한 최 감독과 박 코치는 프로에서 화려한 신고식 대신 불안한 출발을 보여 중도하차 한 감독들이다.

 험프리스 코치도 전임 전자랜드 감독으로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외국인 사령탑 시대를 열었지만 지난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최 감독과 박 코치의 불운을 함께 맛본 지도자이다.

 이렇게 프로무대에서 쓴맛을 봤던 이들이 전자랜드에서 ‘필승결의’를 맺고 전지훈련부터 선수들과 혹독한 훈련으로 이번 시즌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들은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한 만큼 이번 시즌 6강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꼴찌 이미지를 확 벗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옛말에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과 함께 모든 것인 바뀐 전자랜드는 새로운 날개 짓을 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3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개막전을 시작으로 인천에 새둥지를 틀었다.

 9년 만에 인천으로 복귀한 전자랜드의 홈구장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대지면적 1만5천131평에 주경기장 7천500석, 보조경기장 600석, 수영장·생활체육시설·공연시설·컨벤션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변하면서 완벽하게 갖춘 전자랜드는 더 이상 무시당하는 팀이 아닌 이제 두려움의 팀으로 바뀌어 이번 시즌 3위까지 치고 올라가기도 한 저력의 팀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 전자랜드 조우현이 삼성 오예데지의 수비위로 중거리 3점슛을 하고있다
   전자랜드의 꼴찌 탈출 원동력

 현재는 10개 구단 중 8위로 좀 뒤쳐져 있지만 상위 팀과 몇 게임 차이가 나지 않고 있는 전자랜드의 이번 시즌 첫 목표는 6강 이상 진출이다. 목표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바로 ‘76 삼각편대’라 불리는 황성인-조우현-김성철의 부활과 혹독한 지난 하계훈련 및 팀 미팅, 예비 신인왕 전정규 등이 있기 때문이다.

 ▶‘76 삼각편대’ 부활 = 전력의 핵심인 ‘76 삼각편대’ 황성인-조우현-김성철은 하나같이 1∼2년간 ‘이름값 못한 스타’로 빈축을 사야했던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임하는 그들의 눈빛은 불타고 있었다.

 정통파 포인트가드인 황성인은 연세대 시절 최 감독의 애제자로 1학년 때부터 중책을 맡으며 90년 후반 연세대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장본인으로 조우현, 김성철 등과 함께 ‘이적생 3총사’로 꼽히며 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좀 늦게 팀에 합류해 그 동안 팀 적응에 몰입하다 성적이 좋지 않은 조우현과 김성철 역시 살아나고 있어 앞으로 팀의 성적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 전자랜드 프렌드가 화려한 투핸드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혹독한 훈련 및 팀 미팅 = 전자랜드가 다시 부활할 수 있었던 또 하나는 혹독한 하계훈련과 진진한 팀 미팅이다.

 지난해 여름 합숙을 통한 체력강화훈련은 웨이트트레이닝과 슛 연습은 기본이었던 반면에 게임을 통한 조직력 강화훈련은 선수들을 피말리게 할 만큼 잔인했다.

 보통 게임을 통한 조직력 강화훈련은 4쿼트 정도 진행되는데 전자랜드는 7쿼트 이상 게임수를 늘려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실시해 선수들이 탈진할 정도로 가혹했다.

 또한 대부분의 팀은 30분 내로 팀 미팅이 끝나는데 전자랜드의 최 감독은 시즌 전부터 지금까지 1시간 이상 진행하면서 연습게임 및 본 게임 비디오 분석, 팀 장·단점, 오늘의 부족한 부분 등을 자세하게 분속해 선수들을 각성시키고 있다.

 이런 부분이 앞으로의 전자랜드를 이끌어가는 큰 힘이 되고 있다.

▲ 가드 전정규
 ▶예비 신인왕 전정규 = 최근 2년간 프로농구 신인왕은 그해 드래프트 1순위가 차지했다. 2005∼06 시즌은 방성윤(SK), 2004∼05 시즌은 양동근(모비스)이 그 주인공. 이번 시즌도 드래프트 1순위가 신인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 주인공인 바로 지난해 1월 한국농구연맹(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자랜드가 1순위로 택한 연세대 슈터 출신 전정규.

 그는 예년에 비해 ‘대어급’ 신인이 없는 가운데 대학 4년 동안 983득점을 기록했고, 2004년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바 있는 전자랜드의 차세대 특급 3점 슈터로 그 가능성이 무한하다.

 전자랜드에서 아직 부족한 2%

 전자랜드는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이번 시즌 확실한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이 리모델링의 성공여부가 이번 시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열쇠라 할 수 있다.

 시즌 중반에 접어들고 있는 현재 아직 미완성인 것이 좀 아쉽다. 선수들 개개인의 성적은 어느 팀을 비교해도 뒤지지 않지만, 이것으로 자만심과 경쟁심을 불러일으켜 팀 전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숙제다.

 또 하나, 매력적인 국내 라인업을 형성한 전자랜드로서는 용병만 잘 뽑으면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었는데 처음 브라운과 파라다에서 브라운과 프렌드, 프렌드와 샘클랜시 등으로 이어지는 용병체제의 아쉬움이다.

 브라운과 파라다의 용병 영입은 실패로 돌아갔다. 확실한 용병 하나는 한 시즌의 결과를 어느 정도 가름할 수 있는 잣대라 할 수 있는데 전자랜드는 현재로서 용병영입을 칭찬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현재 남아있는 프렌드의 활약과 이번에 브라운과 대체된 샘클랜시의 활약에 앞으로 전자랜드의 성적 향배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 인터뷰

 “이번 시즌 처음 시작할 때의 기대보다는 성적이 좀 안 나오고 있는데,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가 마무리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 꼭 목표를 달성하겠습니다.”

 지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연세대 농구팀 감독을 시작으로 2002년 울산모비스로 첫 프로감독 신고, 동국대 농구팀 감독 등으로 이어가며 숱한 영광과 시련을 겪으며 지금 전자랜드 감독으로 다시 프로에 우뚝 선 명장 최희암(51) 감독.

 그 동안 대학과 프로를 오가며 농구의 계보를 써왔던 그는 “전자랜드는 기회의 땅이라 생각하고 내 모든 열정을 쏟아 무에서 유를 한 번 창조하고 싶었고,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인 팀이라 생각돼 이렇게 왔다”고 전자랜드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최 감독은 “우리 팀은 개개인의 선수 능력은 어느 팀보다 우수하다는 점이 있는 반면에 기량 편차가 나지 않아 확실한 자신의 전문 포지션이 없어 제대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좀 아쉽다”고 전자랜드의 장·단점을 말했다.

 이번 시즌 대대적인 변화에 만족을 표하고 있는 최 감독은 “인천이라는 큰 도시에 멋진 홈구장을 가질 수 있어 정말 우리집 같다”며 “우리 팀이 인천에 소속감을 가지고 인천 팬들에게 멋진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시와 구단 간의 협조체계가 확실히 구축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반드시 보여 드릴테니 경기장을 많이 찾아 뜨거운 호응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전자랜드 주장 김태진 선수 인터뷰

   
 
   
 

 “우선 6강 진출이 첫 목표이니 만큼 선수들과 단합해 정교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게임씩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174cm로 프로농구 최단신 선수이지만 전자랜드 백업 가드로 맹활약하고 있는 주장 김태진(33) 선수는 남은 시즌 필승의 의지를 이처럼 밝혔다.

 지난 1997년 데뷔해 9년을 뛰는 동안 키 이외에는 별로 주목을 받은 적이 없는 그가 해결사 가뭄에 시달리던 전자랜드의 새로운 ‘해결사’로 등장했다.

 ‘코트의 날다람쥐’라는 닉네임이 붙은 그는 “과거에는 ‘동네북’, ‘꼴찌제조기’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지만 지금은 단단한 조직력을 가지고 상대팀을 위협하는 예측불허의 팀, 무서운 팀 등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며 팀을 소개했다.

 현재 팀의 모든 부분을 만족하는 그는 “우리 팀은 주전도 어느 팀 못지않게 우수하지만 그보다 단단한 식스맨이 있다는 것이 가장 자랑거리”라며 “반면에 확실한 포지션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펼치는 선수들이 많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주장으로서 나름대로 팀을 평했다.

 김 선수는 “우리 홈구장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은 농구를 하기에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된 경기장”이라며 “선수와 관중이 함께 경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더욱 좋다”며 9년 만에 인천을 찾은 전자랜드 주장으로 홈구장의 느낌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지금은 성적이 좀 떨어져 있지만 아직 경기는 끝나 않았다”며 “우리 팬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전자랜드 팬’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전 선수들이 노력할 것이니 기대를 갖고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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