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클럽 진주군(Out of This World)'이 1일 서울 명동CQN에서 개봉됐다.

   
2차대전 직후 일본을 배경으로 재즈가 좋아 밴드를 결성한 다섯 명의 일본 젊은이를 그린 영화다. 미국 제국주의 음악이라며 재즈를 금기시하던 당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들의 재즈 사랑과 내적 갈등이 영화의 기본 얼개. 전쟁으로 인해 승전국도 패전국도 모두 고통받는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강한 반전 메시지를 전한다.

   
연출은 김대중 납치사건을 영화로 옮긴 'KT'의 감독인 사카모토 준지(49). 영화와 관련한 이메일을 통해 사카모토 감독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영화를 통해 전쟁을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현재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전쟁에 대해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감독과의 일문일답.
   
--피터 뮬란(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ㆍ오다기리 조 등 유명 배우가 출연했다. 캐스팅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일본 배우 캐스팅은 순조로웠다. 문제는 외국 배우들이었다. 에이전트를 통해 시나리오를 보내고 배우가 읽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시나리오를 읽어주지 않는 배우도 많았다. 그러나 피터 뮬란은 흔쾌히 한번에 오케이(OK)를 했다. (출연을  번복할까 봐) 영국으로 직접 날아가 확답을 받기까지 했다.
   
--반전(反戰)영화다.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구체적인 메시지가 있나.
   
▲반전을 논하기 전에 전쟁을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사실을 전달하고 싶었다. 코카콜라ㆍ청바지ㆍ로큰롤 등이 모두 패전에서 시작됐다는 것. 그래서 전쟁은 지금의 나와 상관없는 것이 아니며 먼 옛날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전해주고 싶었다.

   
--영화를 보면 일본이 2차대전의 피해국으로 그려진다. 한국에서는 이 점이  여전히 민감한 부분일 텐데 어떻게 생각하나. 
   
▲일본을 피해국으로 그리려고 한 것보다 '패전국민이 그렇게나 악감정을 갖고 있던 미국의 문화를 따라 한 것은 왜일까'가 더 궁금했다. 이 점이  영화를  만들게 된 또 하나의 이유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2차대전에 대해 치를 떨면서도  한국전쟁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타인에게는 전혀 관심없는) 현재의  일본인과  흡사하다. 그 무관심도 영화의 한 테마다. 현재 일본인들은 (2차대전과 관련해) 피해자라는 의식도, 가해자라는 의식도 없다. 이 영화에 대해 한국관객의 반응이 무척 궁금하다. 혹시 반일감정을 부추기지나 않을까 긴장된다.

   
--한국에 소개된 대부분의 일본영화는 개인문제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영화 'KT'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사카모토 감독은 시대상을 반영하는 영화를  많이  찍는데 시대상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영화는 과거를 그리거나 미래를 그리거나 만들어지는 시대와 더불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에 국한되는 얘기일지라도 그 개인과 둘러싸고  있는  시대를 의식해야 된다고 본다. 영화는 시대를 견본으로 남기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이케지마 역에 오다기리 조를 캐스팅했다. 국내에서는 멜로배우로 유명하다. '클럽 진주군'에서는 코믹한 역할로 출연하는데 캐스팅한 이유는.
  
▲그의 매력은 솔직함이다. 그의 기존 이미지를 깨면 뭐가 나올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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