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회 베를린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특별상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다.

 알프레드 바우어상은 독일 표현주의 영화기법을 정착시킨 촬영감독의 이름을 딴 상으로 베를린영화제 8대 본상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지난 17일 밤(현지시간)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한 후 “이 영광을 아내와 함께 나누고 싶다. 이 상 수상으로 가정에 소홀했던 빚을 갚게 된 것 같다. 아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제 `내 남편은 영화감독이지만 괜찮아'라고 말했으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싸이보그지만..'은 베를린영화제 시사회와 기자회견에서 각국 기자들과 평론가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켜 수상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박 감독은 이 영화에서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생각하는 극단적인 정신병 환자에 대해 다른 정신병 환자가 “그래도 괜찮아!”하고 그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독일 언론도 `싸이보그지만..'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일간지 디 벨트는 베를린영화제 특집판에서 이 영화의 한 장면을 두 개 면에 걸쳐 대형 사진으로 게재했다.

  이 신문은 박 감독이 이미 2001년 `공동경비구역 JSA'를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했으며 2004년에는 칸 영화제에서 `올드 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박찬욱 감독의 이번 수상으로 한국 영화의 베를린영화제와 인연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한국 영화는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은곰상을 수상한 이래 베를린영화제에 9편의 본선 경쟁작을 배출했다. 1994년에는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이 8대 본상 중 하나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최우수 감독에게 주는 은곰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임권택 감독이 세계적으로 영화 인생을 인정받는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명예 금곰상을 받고 특별 회고전이 개최되는 영광을 안았다.

 박 감독은 지난 2001년 `공동경비구역 JSA'로 베를린영화제에 첫 선을 보인 이후 2003년에는 `복수는 나의 것'이 포럼 부문에 초청됐다. 지난해에는 베를린영화제의 워크숍 프로그램인 `베를리날레 탤런트 캠퍼스(Berlinale Talent Campus)'의 강사(mentor)로 초청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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