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고 한적한 충청도 산골마을 강덕군 산촌2리. 마을 단합대회를 열던 날, 마을 이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산촌2리는 새로운 이장을 뽑게 된다.

  이번엔 젊은 놈으로 이장을 시키라는 마을 최고어른의 말씀에 따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독후보로 나서게 된 산촌2리 대표 노총각 조춘삼(차승원 분)은 얼떨결에 초고속, 최연소 이장으로 전격 선출된다.

  평소 동네 노인네들과 함께 고스톱치기를 일삼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부양하던 평범한 시골 노총각 춘삼은 갑작스러운 이장 감투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춘삼은 어린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던 자신 밑에서 `꼬봉’ 노릇이나 하던 노대규(유해진 분)가 군수에 출마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묘한 경쟁심과 시기심에 사로잡힌다. 결국 대규가 최연소 군수가 되고 이들은 과거의 반장과 부반장에서 현재 이장과 군수라는 뒤바뀐 위치로 재회한다.

  산촌2리를 휘어잡던 `얼짱', `몸짱'에 반장출신의 현직 이장 춘삼과 어린 시절 춘삼에게 치인 아픈 기억 때문에 더 생색을 내는 군수 대규는 한때 잘나갔던 과거에 대한 자존심을 내세우는 춘삼의 주도면밀한 ‘딴지걸기’로 사사건건 충돌하게 된다.

  충청도 농촌 마을 풍경에 전혀 어울릴 법하지 않은 배우 차승원은 검게 그을린 피부와 허름한 패션, 덥수룩한 수염으로 농촌 노총각으로 거듭난다. 여기에 깔끔한 양복과 2대8 가르마로 단정하게 머리를 넘긴 유해진은 강직하고 정감 있는 군수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과거 장면과 차승원 특유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 유해진의 구수한 입담이 시종일관 관객을 웃게 한다. 29일 개봉.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