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 동작, 근력, 지구력 키워 올림픽 금 캔다'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제12회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수영 사상 최초로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동메달을 따낸 `마린보이' 박태환(18·경기고)에게 턴 동작과 근력 및 지구력 보완이 숙제로 남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는 박태환에게 남은 시간은 1년 6개월.
  이번 대회에서 보인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단점을 보완한다면 올림픽 2관왕(자유형 400m, 1천500m)도 충분하다는 게 전담 코치인 박석기 전 대한수영연맹 경영 감독을 비롯한 수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떠오른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비교했을 때 박태환의 단점으로 지적된 것은 턴 동작 이후 잠영 길이.

  자유형 200m 결승 때 박태환은 누구보다 빠른 스타트 반응을 보이며 물 속에 뛰어들었는데도 물 밖으로 나와 보니 펠프스는 어느새 앞서 가고 있었다. 턴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 동시에 턴을 했다 싶었는데 펠프스는 저만치 멀리 달아난 상태였다.

 이는 박태환의 잠영 길이가 짧기 때문이다. 도하아시안게임 때 5m 정도에 불과하던 박태환은 2개월 간 박석기 감독의 지도를 받아 6∼6.2m까지 늘렸지만 잠영 길이가 10m에 육박하는 펠프스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잠영은 물의 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길이가 늘어날수록 기록 단축에 유리하다. 또 잠영 길이가 길어지면 50m 단위 피치수(팔을 휘젓는 수)가 줄어 자연스럽게 체력에 보탬이 된다.

 잠영 길이를 늘리는 것은 턴을 얼마만큼 좁고 빠르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 다리 근력과 `돌핀 킥'도 필수다. 벽을 치고 나가는 다리의 힘이 센 만큼 더 멀리 갈 수 있고 허리의 힘을 이용한 돌핀킥을 힘차게 구사해야 속도를 낼 수 있다.

  박태환이 턴 동작을 보완해 잠영 길이를 10m 안팎으로 늘린다면 피치수를 평균 28~30개 정도로 낮출 수 있다.

 스트로크도 다듬어야 한다. 자유형 선수는 팔을 앞으로 내민 뒤 물을 손으로 잡아 밑으로 끌며 앞으로 전진하는데 이를 힘있게 하려면 팔 근력 보완이 절실하다.

 또 지구력은 훈련량에 비례한다. 이번 대회 자유형 1천500m 예선에서 아깝게 9위에 머물러 결승 진출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짧은 훈련 기간에 지구력을 끌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예선 5조에서 초반 1천 m까지는 그랜트 해켓(호주), 에릭 벤트(미국)와 함께 세계 정상급 레이스를 펼쳤지만 이후부터 몸이 무거워져 불쑥 치고 나가는 경쟁자들을 따라잡지 못했다.

 올림픽 때까지 쉬지 않는 강행군이 필요하다.

  박석기 감독은 귀국 이후 박태환에게 짧은 휴식 시간을 준 뒤 곧바로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는 “쉴 틈이 없다. 지금부터 향후 훈련 일정을 짜 일단 8월 일본에서 열리는 프레올림픽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