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와 필'의 대결로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막을 올린 '골프 명인 열전' 마스터스골프대회 첫날은 신진  세력의  약진이 돋보인 가운데 타이거 우즈(미국)의 판정승이었다.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7천445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브렛 웨터릭(미국)이  3언더파 69타를 때려 공동 선두에 나섰다.

    올해 27세의 로즈는 17세 때 브리티시오픈에서 4위를 차지하면서 한때 골프  신동으로 불렸던 선수.

    로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아직 우승이 없지만 유럽투어에서 2승을 올리는 등 세계랭킹 34위를 달리고 있는 '20대 기수' 가운데 한명이다.

    로즈는 까다로운 오거스타내셔널의 그린을 영리하게 요리하며 보기없이 버디만 3개를 뽑아내는 깔끔한 경기를 치렀다.

    2004년 1, 2라운드 선두를 달리다 3라운드에서 81타를 치며 무너진 아픈 경험이 있는 로즈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마지막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말했다.

    지난 달 26일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 CA챔피언십에서 우즈에 2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웨터릭은 난생 처음 밟아보는 마스터스 무대에서 다섯 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2년 전 HSBC챔피언스에서 우즈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데이비드  하웰(잉글랜드)과 데이비드 톰스(미국)가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3위에 올랐다.

    2년만에 그린 재킷 탈환에 나선 우즈는 버디 2개에 보기 3개를 곁들이며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15위라는 그저 그런 성적표를 받았다.

    눈에 띄게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친 우즈는 17번(파4), 18번홀(파4)에서 잇따라 드라이버샷이 숲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2타를 잃은 것이 아쉬웠다.

    프로 선수가 된 이후 이번까지 모두 11차례 마스터스에 출전한 우즈는 1라운드 성적이 늘 좋지 않았다.

    언더파 스코어를 낸 적은 네번 뿐이고 60대 타수를 기록한 적은 한번도  없었기에 우즈로서는 신나는 첫날은 아니지만 무난하게 탐색전을 마쳤다는 평가.

    우즈는 "코스가 어렵기 때문에 이븐파 정도를 목표로 했는데 17,  18번홀  연속 보기로 목표가 어긋났다"면서 "유쾌하지는 않다"고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작년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이 4오버파 76타로 부진, 공동43위로 밀린 것은 우즈에게는 '굿 뉴스'였다.

    작년처럼 드라이버를 2개나 챙겨 나온 미켈슨은 티샷이 숲이나 페어웨이 벙커에 자주 떨어지면서 버디 4개에 더블보기 1개, 보기 6개를 쏟아내 타이틀 방어에 빨간 불이 켜졌다.

    미켈슨은 "짧은 퍼트를 놓치면서 드라이버도 나빠졌다"면서 "짧은 퍼팅 실수만 없었으면 이븐파로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고 여전히 자신감을 보인 미켈슨은 "언더파를 치기가 쉽지 않겠지만 나한테만 어려운 것은 아니지 않냐"며 남을 사흘 동안 선두권을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경주(37.나이키골프)와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은 나란히 3오버파 75타를 쳐 공동28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고 살인적인 빠르기에다 맑은 날씨 때문에 한결 단단해진 그린 탓에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가 9명 밖에 나오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실망스러운 성적은 아니다.

    최경주는 16번홀까지 버디 2개, 보기 2개를 맞바꾸며 이븐파 행진을 벌였으나 17번홀(파4) 보기에 이어 18번홀(파4)을  더블보기로 홀아웃한 것이 뼈아팠다.

    양용은도 10번홀(파4) 더블보기와 마지막 18번홀(파4) 보기가 아니었다면  상위권 진입도 노려볼 수 있었다.

    '우즈 타도'를 외치며 출사표를 던진 '빅5' 가운데 비제이  싱(피지)이  73타를 쳐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을 뿐 어니 엘스(남아공)는 6오버파 78타에 그쳤고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미켈슨과 같은 76타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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