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면서 몸매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 사이에 미니스커트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한다. 섹시함의 대명사인 미니스커트는 불황일수록 여성성을 살려 남성들에게 보호받고 싶은 잠재의식이 살아난다는 속설이 있다. 사실 국내경기가 크게 나빠진 지난 2003년과 2004년을 거쳐 또 다시 미니스커트가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우리의 경제상황과도 연관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세계 유행에 의한 패션트랜드 변화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미니스커트는 지난 1960년 영국의 의상 디자이너 메리퀸트에 의해 세상에 나왔는데 무릎 위로 올라가다 마지못해 겨우 중심부만 가린 미니스커트를 여성들이 허벅지를 드러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던 당시 상황에서는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미니스커트는 단숨에 영국 전역을 강타한 후 5대양 6대주를 휩쓸며 전세계에 걷잡을 수 없는 열풍을 불러 일으켰으며 '신사의 나라'라고 자부하며 못마땅해 하던 영국정부도 엄청난 인기와 수출고를 인정해 퀸트여사에게 훈장을 수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가수 윤복희가 지난 67년 미니스커트를 처음 입고 김포공항에 내린 후 온 나라가 떠들썩했지만 영국과 마찬가지로 미니스커트 열풍이 들불처럼 번지며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결국 사회 퇴폐풍조를 부른다는 이유로 무릎 위 15㎝ 이상 처벌규정이 만들어지고 경찰들은 대나무자를 들고 다니며 장발단속과 함께 처녀들의 허벅지를 사정없이 훑어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금이야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당시에는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였던 것처럼 아마 지금 우리가 금기시 하는 많은 것들도 먼 훗날에는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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