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에 기록된 단군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의 건국신화다.
단군신화를 놓고 역사냐 신화냐 하는 논란과 종교적 마찰로 빚어지는 단군상 훼손 등 다양한 마찰로 단군의 고조선 건국을 기리는 날인 개천절은 아이들에게까지 홀대받는 날이 됐다. 신화냐 역사냐 하는 문제를 떠나 단군신화를 왕조사인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 하더라도 고려시대 대몽항쟁 등 민족의 단합이 요구되는 시대에 구심체 역할을 하면서 민족의 시조로 받들게 됐다는 견해는 깊게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 93년 대대적으로 단군과 개천절을 기념해오고 있으며 평양시 대박산 기슭에서 단군의 유골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후 대규모 단군릉을 건축하고 평양이 인류의 발상지이자 고대문명의 시원지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물론 단군이 즉위 50년 평양성에 도읍을 정하고 조선이라고 일컬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에 바탕을 둔 것이다.
개천절인 3일은 단군의 고조선 건국을 기리는 단군기원(단기) 4340년이 되는 날로 반만년 역사를 입이 닳도록 자랑하면서도 자신들의 건국기념일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서양의 역사에 더 주목하고 있는 우리들의 가벼움을 반성하는 날이기도 하다.
남과 북이 함께 경축일로 삼고 있는 개천절에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남과 북의 공동번영과 민족의 동반발전을 기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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