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수입차의 열기가 심상치 않다. 작년에 이미 4%를 훨씬 넘었고 올해는 5%에 이를 전망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대도시에서 각종 수입차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국내에서의 수입차의 존재는 특별한 존재였다. 종류도 BMW나 벤츠와 같은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이어서 웬만한 소비자들이 접근하기도 어려웠고 한때는 수입차를 소유한 소비자들의 세무조사 등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예전의 이러한 경향은 몇 년 전부터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해 이제 수입차는 자기만의 색깔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나만의 개성을 대표하는 수단으로 탈바꿈했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의 한미FTA의 타결로 더욱 힘을 받아 분위기 자체가 글로벌 개념으로 바뀌는 추세다. 젊은이들은 거리낌 없이 수입산 스포츠카나 컨버터블 승용차를 몰기도 하고 다양한 형태의 중저가 수입 승용차를 즐기기도 한다. 수입차 동호회도 활성화되어 붐을 일으키는 데 큰 일조를 하기도 한다.

 그동안 소비자들의 보이지 않는 애국심에 많이 편승되어 있던 국내 자동차 메이커는 이제부터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닌 실정이다. 점유율 5%는 남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양적인 팽창의 기점이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자연스런 홍보와 주변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즉 자연스런 점유율 향상으로 이어져 10%대로 이끌어 낼 수 있는 매칭 포인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몇 년 사이의 국내 수입차 점유율은 어디까지 올라갈까? 국내외 메이커가 가장 궁금해 하는 사항이다. 한미FTA와 한·EUFTA가 큰 변수로 될 것이다. 나는 항상 각종 매스컴을 통해 언급하기를 15~20%까지도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지어는 20% 이상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중고 수입차까지 고려하면 더욱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다. 품질이나 기호도가 국내 소비자의 세밀하고 꼼꼼한 경향을 반영하는 제품이 많아지고 있고 그 속도 또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가장 무서운 차종은 일본차다. 이미 일본 3사의 렉서스, 혼다, 인피니티의 국내 수입차 점유율이 과반수에 육박하고 있고 미쓰비시도 곧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워낙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와 일치하고 섬세하다 보니 한 번 빠진 소비자들은 계속 일본차를 찾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 특히 값에 비해 높은 품질과 연비까지 구비하고 있어 분위를 휘어잡고 있다. 더욱이 타 수입차량에 비해 부품 및 공임이 낮아 유지관리가 용이한 점도 강점이다. 이러한 경향은 다른 일본 수입차가 많아지면서 더욱 강세를 띨 전망이다.

  여기에 더욱 기름을 붓는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일반 브랜드의 수입이다. 도요타와 닛산의 일반 브랜드의 수입은 그동안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가격 저항선을 타파하는 동기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의 국내 출시는 남다른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검토되고 있는 경차나 중형 승용차 등은 품질 측면이나 가격 측면에서 도요타, 혼다 및 닛산과는 다른 색깔을 나타낼 수 있어 판매 경향에 따라 수입산 대중 브랜드의 향방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계속되는 수입차의 가격 하락과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국산차 가격은 가격 역조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

 2009년 전반기에 예상되는 한미FTA의 발효와 후반기로 예상되는 한·EU FTA의 발효는 수입차에 대한 후폭풍까지 생각되고 있다. 관세 8%와 자동차세 등에 의한 동반 하락을 고려하면 10~15% 하락과 함께 딜러들의 박리다매를 통한 가격 전략은 전체적으로 20~30%까지도 가격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소홀했던 애프터서비스의 강화와 부품 및 공임의 하락은 더욱 점유율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그동안 프리미엄 브랜드로 계속적인 판매가 지속되던 BMW나 벤츠도 중저가 차종 개발 및 영업 전략을 통해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본연의 색깔 유지는 물론 고객층도 점차 두꺼워질 전망이다. 그러면 국내 자동차 메이커는 무엇을 준비하고 대처할 것인가? 앞으로 할 일은 많고 고민 사항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더욱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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