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 2007년 한국시리즈 최정상 탈환

  2패 뒤 내리 4연승으로 올 한국시리즈를 품에 안은 SK와이번스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대역전극을 펼치며 프로야구계의 새 역사를 썼다.

　

`젊은 비룡' SK는 지난 29일 인천문학야구장에서 벌어진 `2007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선발 채병용의 호투와 정근우의 역전 2점 홈런, 김재현의 쐐기 솔로포 등을 앞세워 두산을 5-2로 누르고 창단 8년 만에 최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0년 막내구단으로 출범한 SK는 2003년 처음 한국시리즈에 올라 현대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아쉽게 3승 4패로 패해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우승반지가 없는 구단이었다.

　한편, 인천을 연고지로 지난 1998년 현대유니콘스 이후 9년 만에 패권을 차지한 SK는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로 1, 2차전 2연패 `확률 0'이라는 통계를 보란 듯이 비웃으며 역전 우승으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특히 올 시즌 SK사령탑에 오른 김성근(65)감독은 감독 데뷔 24년 만에 우승컵을 차지하는 감격을 안았다.

　김 감독은 지난 1984년 OB의 지휘봉을 시작으로 태평양(1989~1990), 삼성(1991~1992), 쌍방울(1996~1999), LG(2001~2002), 일본 지바롯데 마린스(2005~2006) 코치 등을 거쳐 국내에서 여섯 번째 사령탑에 올라 SK에서 24년 묵은 한을 풀었다.

　또 미국 생활을 끝내고 올 시즌 김성근 감독의 수석코치로 국내 무대에 복귀한 `헐크' 이만수 코치도 현역시절 삼성에서 6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응어리를 SK지도자로 떼냈다.

　이렇게 이번 SK의 우승은 여러 사람의 한을 풀어줬고, 그 동안 지켜져 오던 통계를 깨뜨리는 한 획이 됐다.

　한편, SK는 다음달 8일부터 11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 4개국 챔피언 결정전인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7'에 출전해 한국이 아니라 이제는 아시아를 제패한다는 각오다.

 

SK는 올 시즌 `스포테인먼트'라는 새로운 개념을 프로야구계에 도입해 지난 25년간 고정된 틀 안에서 구단을 운영해 오던 패러다임을 바꾸고 미래 지향적인 구단 운영의 비전을 새롭게 제시했다. 　그 결과 시작과 동시에 많은 팬들의 호응이 뒤따랐고, 타 구단 마케팅에도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타 구단 마케팅 담당자들이 문학구장을 찾아 시설 및 마케팅 관련 벤치마킹을 수시로 해 갔다. 　적극적인 시설 투자(가로 전광판, 와이번스 랜드)는 그 동안 메이저리그에 맞춰져 있던 팬들의 눈높이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줬고, 팬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홈페이지나 각종 포털 등을 통해 항상 팬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이는 팬들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가능한 모두 수용하려는 자세를 보여 팬들의 만족도를 높여 주기 위해서였다. 　이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노력도 스포테인먼트 성공에 큰 힘이다. 　선수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팬들과의 거리를 좁혀가며 마치 팬들이 선수와 한 가족이 된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경기장에서는 언제나 팬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수훈 선수 응원단상 댄스는 인터넷 UCC로도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렇게 구단과 선수들이 화합이 있었기에 올 시즌 SK가 성적과 흥행 모두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올 SK의 스포테인먼트 실천 사례 　올 시즌 SK는 `팬들과 함께하는 야구' 즉 `스포테인먼트'를 과감히 내세워 인천연고 프로팀 사상 최다 관중인 65만6천426명이 경기장을 찾아 스포테인먼트의 대성공을 보여줬다. 　이 최다 관중은 전년도 총 관중 수 33만1천143명보다 무려 98.2%나 증가한 홈 관중 수다. 　이런 성공을 달성하기 위해 SK는 지난해 10월 팬과 함께하는 감독 취임행사를 시작으로 올 시즌 임직원 및 선수단 변화 세미나, 문학야구장 가로 전광판 설치, 와이번스 랜드 조성(4월), 와이번스 걸 선정,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팬 투어, 팬 페스트, 어린이회원 모집 및 조기 마감, 와이번스 역 탄생, 매주 토요일 사랑의 유니폼 및 불꽃축제 등 다양한 지원과 활동을 실시했다. 　특히 지난 4월에 조성한 `와이번스 랜드'는 야구장의 놀이공원화를 통해 아이들, 가족들이 더욱 야구장을 자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요인으로 설치됐다. 　그 결과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와이번스 랜드를 찾아 야구의 매력 이외의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이밖에도 SK는 수훈 선수 응원단상 올라가 팬과 함께하는 승리의 즐거움 만끽, 새로운 응원가 제작 및 팬들이 좋아하는 응원 시도, 가로 전광판을 통한 문자메시지 응원, 홈팀 홈런 시 백스크린 분수 쇼, 후쿠하라 코치의 `사랑의 좌석', 클리닝 타임 시 관중과 함께하는 그라운드 이벤트 등 스포테인먼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관중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들였다. 　김성근 SK 감독은 “관중이 없는 야구는 죽은 야구이며, 선수들은 관중들의 함성을 먹고 사는 존재들”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올 시즌 문학야구장의 함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고, 그 함성으로 인해 SK가 올 최고의 가을잔치에서 최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