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박성규 전 안산시장이 뇌물수수와 관련, 징역 6년의 중형과 추징금 3억원을 내라는 법원 판결이 있은 지난 3일 저녁 안산에는 촉촉한 봄비가 내렸다. 이날 저녁 안산시 공무원과 일반 시민들은 퇴근길에 소주집을 들러 3월을 이야기 하고 안주삼아 박 전 시장의 중형 선고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검찰 구형이 12년이었는데, 절반이나 깎였으니 불행중 다행'이라는 말에서 부터 `한때 잘나가던 박시장 신세가 노년에 안됐다'는 동정론 까지 의견은 다양했다. 어떤이는 “박 전 시장이 서민들이 많이 사는 안산시민들에게 너무나 큰 충격을 줬고, 배신감에 잠을 못이룬다”며 열을 올리기도 했다. `시민을 위해 일 잘하라'고 뽑아준 시장이 65만 시민을 배신한데 대한 박탈감에서 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박 전 시장에 대한 법원의 판결문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재판장인 허만 수원지법 안산지원장은 판결문에서 “자신이 얻은 정보를 이용, 그린벨트 해제 예정 지역을 산 뒤, 이를 되팔아 거액의 전매차익을 노린점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청렴한 시장의 업무수행을 염원하는 안산시민들에게 결국, 큰 충격을 준 꼴이 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박 전 시장이 건설업자한테 3억원의 돈을 받았는데도 이를 부인하거나 조카 등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등 죄질이 안좋다”고 판결했다. 더욱이 “자신이 1인 주주로 돼 있는 원방산업의 레미콘 공급물량을 늘리도록 회사에 압력을 가한 부분은 단체장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질책했다. 일반 주민들은 “박 전 시장은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한데다, 거대한 기업체를 운영할 정도로 재력가인데 뭐가 아쉬워 뇌물을 받았을까”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이를 잘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지도자로서 존경받을 수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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