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18·경기고)은 그야말로 `찬란한 한 해'였던 2007년 마무리를 해외에서 하게 됐다.

 박태환을 후원하며 전담팀을 꾸리고 있는 수영용품 전문 브랜드 스피도는 “12월에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나 모자란 지구력을 더 가다듬게 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지난달 말 호주 시드니로 떠나 스웨덴 스톡홀름과 독일 베를린을 거치며 국제수영연맹(FINA) 경영월드컵 3개 시리즈를 치러낸 박태환은 20일 귀국해 한 달 남짓 국내에 머물다 다시 해외로 떠나는 것이다.

  손석배 스피도 마케팅팀장은 “출발 일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박태환 부모와 박석기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다음달 중순 정도에 호주로 떠나기로 이미 논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기간은 6주에서 7주 정도이며, 훈련의 초점은 스피드훈련보다는 1천500m 레이스를 완벽하게 펼칠 수 있도록 지구력을 보완하는 데 맞춰진다.

 해외전지훈련을 떠나기로 결정한 데는 여러 가지 의도가 담겨 있다.

 일단 내년 베이징올림픽까지 8개월여가 남은 상황에서 올 겨울은 금메달 담금질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다.

  장거리 전문선수로서 자유형 1천500m를 정상적으로 소화하는 데 필요한 지구력을 가다듬는 데 필요한 시간은 최소한 6개월. 경영월드컵에 출전하며 어느 정도 끌어올린 지구력을 완성하기 위해 집중적인 훈련이 절실하다.

 박태환은 작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른 뒤 한 달 정도 훈련을 쉬었다가 낭패를 본 경험을 갖고 있다. 그때 잃어버린 지구력은 아직까지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

 또 국내에서도 훈련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따뜻한 남반구가 아무래도 적절하다. 내년 올림픽이 여름에 열리기 때문에 한여름인 호주에서 더운 날씨에 적응하며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주변 여건이 조성돼 있다는 점도 해외전훈을 결정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

  박태환은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8월 일본 프레올림픽까지 세계 정상에 우뚝 서며 장거리 최강자 가운데 한 명으로 명성을 떨쳤다. 올 연말 국내에 머문다면 행사나 시상식 등 이곳저곳에 불려 다닐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곧 대학생이 되는 고교 3학년이어서 외롭고 힘든 물 속 훈련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유혹에 끊임없이 시달릴 것이 뻔하다.

 손석배 스피도 팀장은 “주변에서 절대 국내에 머물면 안된다고 뜻을 모았고 선수 본인도 수긍하고 있다. 올 겨울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올림픽 금메달도 장담할 수 없다. 반드시 해외전지훈련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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