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주 오랜만에 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아이들과 운동도 할 겸 놀러나간 적이 있다. 운동장에는 가족끼리 나온 사람들이 아주 평화롭게 배드민턴을 치거나 공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모습으로 한때를 보내고 있는데 아주 잘 차려입은 아주머니가 자신의 애완견을 끌어안고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들어왔다. 애완견이 귀엽다는 생각도 잠깐, 그 아주머니는 아주 태연하게 언제나 그랬다는 듯 아이들이 즐겁게 모래놀이를 하는 모래밭으로 애완견을 끌고 가 소변을 보게 하는 것 아닌가. 깜짝 놀라 아주머니에게 “아이들이 노는 모래밭에 소변을 보게 하느냐”고 따졌지만 오히려 “치우면 될 것 아니냐”고 큰소리다.

 지난 2005년부터 법을 통해 도시공원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거나 목줄을 매지 않고 애완견을 데리고 가다 적발될 경우 일정금액의 과태료를 물리고 있지만 현실은 법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요즘도 동네 공원에는 애완견이 크던 작던 목줄 없이 데리고 나오는 것은 다반사고 아무데나 싸놓은 배설물을 치우지 않아 공원에 놀러온 사람들과 애완견 주인들이 다툼을 벌이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이를 단속할 사람도 없고 누가 단속해야 하는지도 시민들은 알 길이 없어 얼굴만 붉힐 뿐이다.

 더구나 공원으로 한정돼 있어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초등학교에서는 애완견을 아무렇게나 방치하거나 배설물을 싸놓아도 어디에 하소연 할 데도 없다.

  기호식품인 담배는 그렇게 못 피우게 하면서 아이들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애완견에 대한 관리는 왜 이렇게 소홀하게 한지, 꼭 대형사고가 생겨야 법을 강화할 것인지 참 정부당국자들의 정신상태가 궁금하다. 〈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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