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발생 시 승객이 대피할 수 있는 피난시간이 절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난 인천지하철 5개 역사가 근본적인 해결책 대신 안전대피훈련 등 미봉책만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소식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화재발생 시 피난 기준시간을 초과한 부평역 등 5개 역사의 피난시간 단축방안 모색에 나섰던 인천지하철공사가 결국 해결방안을 찾지 못해 정기적인 안전대피훈련 등으로 이를 대체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불이 날 경우 외부 출입구까지 연기나 유독가스를 헤치고 탈출해야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는 게 지하철 화재인데 안전대비훈련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인지 지하철공사의 방침에 동조할 시민은 없다고 하겠다.

 지난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화재발생 시 승강장에서 안전한 외부 출입구까지 나오는 대피시간이 피난시간 기준인 6분을 넘긴 역사는 부평역 등 모두 5개 역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건설교통부의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보완설계지침’에 따르면 화재발생시 4분 이내에 승강장을 벗어나야하며 이를 포함해 총 6분 안에 외부출입구까지 벗어나야 안전한데 부평역의 경우 5분 이상 더 소요되는 11분54초나 걸렸다는 것이다. 또 동수역은 7분40초, 부평삼거리역 7분2초, 간석오거리역 6분22초, 경인교대역 6분11초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모두 아찔한 순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천지하철공사는 이 5개 역사에 대한 피난시간 단축방안을 찾지 못했다며 안전대피훈련과 각종 시설물의 불연재 교체 등으로 화재에 대비하겠다니 이 방법만으로 혹시 모를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지하철공사는 사실상 지하철에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적은 만큼 이 정도면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전 국민이 슬픔과 분노에 휩싸여 지켜봤던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는 어떻게 일어났는지 벌써 잊었단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인천지하철공사는 이번 기회에 부녀자와 노약자를 위한 철저한 안전방안까지 특단의 대책마련을 내놔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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