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칠두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전 산자부 차관)

 희망을 안고 시작된 무자년 새해도 벌써 두 주일이 훌쩍 지나갔다. 그래도 모두가 자신만의 한 해 설계와 꿈 그리고 희망에 부푼 시기다. 새해 새시대의 변화와 희망을 거는 사람들의 밝은 표정을 읽을 수 있어 흐믓하다. 이 가운데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는 누구에게나 가장 큰 화두인 듯 싶다. 특히 실물경제의 대표적인 현장인 산업단지의 분위기는 더욱 남다르다.

 산업단지는 지난 한 해 고유가와 환율문제 등 악재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우리나라가 수출 3천억 달러를 넘어서는 데 중추 역할을 해냈다. 외환위기가 극복되던 2000년 이후 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났고, 10년 전에 비해 고용 창출은 연평균 4.8%씩 상승한 것을 보면 산업단지가 수출 증대와 고용창출, 지역발전의 핵심 거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양적인 성장 외에도 더욱 희망을 주는 것은 산업단지의 탈바꿈이다.

 산업단지는 지난 40여 년간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끈 본산이었다. 옛 구로공단을 필두로 울산, 구미, 창원, 여수산업단지가 잇따라 조성되면서 우리 경제는 공업입국의 꿈을 실현하며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산업단지 중심의 압축성장을 실현해냈다. `대한민국 산업사는 곧 산업단지의 역사'일 만큼 경제성장에 있어 중추적 위치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21세기 지식기반경제의 도래와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세계의 공장'으로 등극한 중국과 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난 일본 사이에 샌드위치가 되리라는 근심도 커졌다. 단순 생산기지인 `공업단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 일어난 것이다.

 다소 뒤늦었지만 해법을 찾아냈다. 바로 산업단지 중심의 클러스터로 전환하자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수도권 등 기업인들이 선호하는 특정지역에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힘들다면 산업의 최대 집적지(cluster)를 활성화시키자는 정책의 대전환을 이끌어낸 것이다.

 산업클러스터가 세계적 트렌드임을 반영해 2002년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의 제정됐다. 이 법률 제정으로 산업클러스터 정책의 근간이 마련되면서 지역균형발전과 연계된 산업클러스터 육성 기반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산업단지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 산업클러스터 사업은 2004년 반월시화 등 전국 7개 시범단지를 대상으로 시작했다.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기업과 지역의 대학, 연구소, 지원기관 등이 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추어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클러스터 활동이 활발히 진행됐다. 지난 3년간 짧은 추진 기간에도 불구하고 1천800여 참여회원들과 1천700여 명에 달하는 전문가 그룹의 참여 속에 3천200건의 기업애로 과제를 해결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마련한 한국형 산업클러스터 추진·운영시스템이 지난해 말 ISO 9001(국제품질경영시스템) 인증에 이어 `미니클러스터' 운영시스템이 특허를 획득했다. 예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기업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으로서 국내외적으로 처음 공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인천 남동산업단지 등 산업클러스터로 추가 지정된 5개 산업단지에 대해 이 같은 운영 노하우를 곧바로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전국 12개 산업클러스터가 지역경제 발전과 활성화의 거점으로 새 출발하는 원년이 되는 해다. 새해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위해 산업단지가 신산업의 터전으로 탈바꿈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전국 곳곳의 산업단지에서 피어나기 시작한 산업클러스터의 바람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거점으로 거듭나도록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관심과 성원으로 고삐를 더욱 당겨주시길 기대해 본다.(cdkim@e-clus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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