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선 안양시의회의원
 언제든 손만 뻗으면 휴대전화가 손에 잡히고 키보드만 누르면 이메일이 가능하고 눈길 돌리는 곳엔 언제라도 전화기가 놓여있는 정보 통신의 시대이건만 이토록 빠르고 편리한 문명의 이기속에서도 해마다 연말과 연초면 나는 어김없이 편지를 쓴다.

 어쩜 고리타분한 짓이라고 누군가는 비난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내가 기억하고 감사를 드려야 할 가장 소중한 분들과 한 해 동안 고마움과 사랑을 전해야 할 고마운 분들에게 나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뜨거운 감사의 글을 이어 나간다.

 나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편지지 앞에 앉는다. 전화 통화나 문자 그리고 이메일이 1:1의 대화라면 내가 보내는 감사의 편지는 온 가족이 함께 읽어보는 사랑의 메시지라고나 할까?
 편지를 받아 보시는 지인들께서는 1년 내내 어떤어떤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안내문이나 세금고지서를 빼고는 이렇게 정감어린 가슴으로 읽는 편지를 받아보는 건 처음이라며 가슴이 벅차 1년 동안의 버거웠던 삶의 순간들이 눈녹듯 녹아 내리는 느낌이라고 고마워 하신다.

 지난 1년간 누군가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기억속에 잊혀지지 않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가족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뿌듯해 한다.

 편지지를 메꿔가는 나 자신도 전화기로 전해지는 즉흥적인 대화나 메아리보다 깊은 생각과 그리움을 담뿍 안고 쓸 수 있는 편지라서 상대에게 좀 더 진지해 질 수 있다는 것은 편지가 주는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싶다.

 또 한 해가 지나가고 새해 새날이 열렸다. 세월은 누가 가라고 해서 가는 것도 아니고 오라고 해서 오는 것도 아닌 채 마냥 제 갈 길을 가야만 할 모양인데 또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새롭게 열리는 지금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편지를 쓴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밝아오는 새해 크신 복 누리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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