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고리타분한 짓이라고 누군가는 비난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내가 기억하고 감사를 드려야 할 가장 소중한 분들과 한 해 동안 고마움과 사랑을 전해야 할 고마운 분들에게 나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뜨거운 감사의 글을 이어 나간다.
나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편지지 앞에 앉는다. 전화 통화나 문자 그리고 이메일이 1:1의 대화라면 내가 보내는 감사의 편지는 온 가족이 함께 읽어보는 사랑의 메시지라고나 할까?
편지를 받아 보시는 지인들께서는 1년 내내 어떤어떤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안내문이나 세금고지서를 빼고는 이렇게 정감어린 가슴으로 읽는 편지를 받아보는 건 처음이라며 가슴이 벅차 1년 동안의 버거웠던 삶의 순간들이 눈녹듯 녹아 내리는 느낌이라고 고마워 하신다.
지난 1년간 누군가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기억속에 잊혀지지 않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가족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뿌듯해 한다.
편지지를 메꿔가는 나 자신도 전화기로 전해지는 즉흥적인 대화나 메아리보다 깊은 생각과 그리움을 담뿍 안고 쓸 수 있는 편지라서 상대에게 좀 더 진지해 질 수 있다는 것은 편지가 주는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싶다.
또 한 해가 지나가고 새해 새날이 열렸다. 세월은 누가 가라고 해서 가는 것도 아니고 오라고 해서 오는 것도 아닌 채 마냥 제 갈 길을 가야만 할 모양인데 또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새롭게 열리는 지금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편지를 쓴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밝아오는 새해 크신 복 누리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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