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에 따르면 교통질서 문란행위로 인한 도로교통사고비용(2006년)은 약 9조6천567억 원, 교통혼잡비용은 약 23조7천억 원(2005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2007년에는 경기도에 교통사고 4만700여 건 발생해 사망자가 1천190명이니, 하루에 3.2명꼴이다. 지난해 양주경찰서 관내에서도 46명의 소중한 생명이 교통사고로 희생됐다.

우리 사회는 눈부신 경제성장에도 교통문화를 성숙시킬 준비 기간 없이 자동차 대중화시대를 맞이하면서 교통질서 준수의식은 미흡한 실정이다. 현대사회의 필수불가결한 자동차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가 된 것이다.

왜 국내 교통사고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한정된 좁은 도로와 수많은 자동차로 인해 교통사고가 많이 나는 교통 인프라에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좁은 국토에 중장기적으로 내다보지 못한 도시계획으로 도로가 협소하거나 굽은 점이 교통사고를 유발한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도로사정 등 환경적 이유가 높은 교통사고율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교통사고율이 높은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성숙하지 못한 교통문화 및 운전습관에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무엇이든 빠르면 좋다는 의식이 자연스럽게 운전습관에 반영되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교통사고에 대한 안전의식이 부족한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노인세대의 무단횡단에 따른 사망사고 등은 사회에서 장년층의 낮은 교통의식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며, 이것은 청소년의 교통질서의식을 저하시키는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

이에 경찰에서는 올해를 교통질서확립 추진 기간으로 설정해 성숙한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즉, 나부터 먼저라는 생각으로 출발 전 안전띠매기 생활화, 정지선지키기, 교통사망사고와 직결되는 이륜차 안전모쓰기 등 성숙한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2월부터 3월말까지 홍보 및 계도활동을 하며, 4월부터는 교통사고요인행위에 대한 단속을 한다.

하지만, 경찰의 이러한 단속, 홍보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교통의식수준이 높아지고 성숙한 운전문화의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앞차가 늦게 출발하거나 운전이 서툴면 바로 요란하게 경적을 울려대는 운전자, 방향지시등을 켜지도 않고 갑자기 끼어드는 차, 심지어 음주운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 등 이런 모습들이 우리 운전문화의 현주소다.

교통사고는 본인에게는 자살행위이자 타인에게는 살인행위로서 심각한 범죄다. 우리 사회도 이에 대해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등 올바른 운전문화 정착을 위해 경찰뿐만 아니라 운전자들, 시민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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