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국 인천대 경제학과 박사과정

  작금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풍경은 시민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고 있는 희극이라고 보여진다. 시민의 대의기관을 무시한 리더의 독선적인 행태는 이미 몇 년이 지난 사업 하나하나에 대해 전부 되짚어보아야 할 정도로 극단적인 결정의 산물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이런 리더십의 정책적 표현으로써 이벤트를 중심으로 인천의 모든 경제, 사회, 문회에 대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연세대 송도 캠퍼스 조성 사업과 도시엑스포의 유치, 용유·무의지역 개발자 지정 과정에서 나타난 리더십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로 만들어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당시에 아무리 같은 당 소속의 시의원이라고 할지라도 지방자치에 어긋나는 리더의 행위에 대해 견지하는 목소리가 박수소리보다 더 작은 결과였다고 하기가 싫은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해외도시와의 국제교류협약도 시의회의 의결 없이 체결한 것은 시의회만이 아니라 시민 모두를 무시한 처사다.
이벤트 행사를 극적으로 많이 유치하고, 성공적인 이벤트가 되도록 인천의 구도시와 낡은 모습들을 재생하기 위한 일들을 준비했고, 이 준비를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막대한 비용을 염출해 내려고 했다.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인천시 예산 운용의 범위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 비용은 인천시민들이 세금이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토록 하는 데 인색케 했다. 참여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거리를 아름답게 바꾸어야 하고, 지저분한 동네를 재생해 번듯한 ‘명품’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주려고 했다. 새로운 시가지 건설을 위해 기존의 고속도로를 직선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모든 일들은 ‘시민을 위한 일’이라고 하면서 시민들은 그 가운데에 없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시민들을 위한 경제이기보다는 외국인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경제라면, 인천시민들을 생명의 가치로 환산하기보다는 ‘명품’화된 인천시민을 만들고자 한다면 미래의 인천은 껍데기만 존재하는 곳이 되고 말 것이다. 지금도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말해지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말 것이 틀림없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에서도 표어로 사용했던 2005년도의 ‘Buy Incheon’이나 올해 확정 슬로건인 ’Come together New Incheon, Come together Fly Incheon(함께 오세요. 새로운 인천, 도약하는 인천)’도 명품도시를 지향한다고 했는데 명품도시는 팔아 없애거나 날아야만 완성되는 것인지는 알송달송 하기만 하다. 명품도시를 위해서면 남동산업단지의 공장부지 가격이 3.3㎡당 500만 원 이상 된 것도 우울한 현상이 아니라고 볼 수 있는 시각이다. 산업단지에서 열심히 일하던 근로자들에게 송도자유구역에 생겨버린 ‘명품도시’를 위한 넓고 비싼 공간의 아파트를 두고 멀리 떨어져 있는 서구나 부평, 계양에서의 출퇴근을 당연시 하는 정책이 되고 말았다. 인천에서의 기업은 첨단기술로 된 기업만 존치하면 되고 굴뚝산업은 모두 안 보이는 곳으로 가버렸으면 하는 바람을 실천하는 표어가 되고 말았다. 아침마다 남동산업단지로 향하는 길이 좁아 생기는 교통지옥이야 잠시 참으면 적응된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기업이 이탈하는 현상쯤이야 ‘명품도시’만 되면 모두 해결될 것이란 생각으로 볼 수밖에 없게 됐다. 안 시장의 눈에 잘 정돈된 시가지와 이벤트를 치룰 공간만 보이는 ‘명품’을 지향한다면 그곳에는 시민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리더십에 대한 걱정들이 지금 한꺼번에 무더기로 쏟아져 나와 시장에게 심각한 상채기를 주고 있다. 고도성장사회에서 많은 의견을 일시에 수렴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반대의견을 경청하지 않았던 독선주의의 병폐가 고스란히 다시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서 섬뜩하기도 하다. 지난 임기부터 시작된 대부분의 사건들은 심지어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마저 무시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시민을 떠난 리더십은 독선이라고 보아도 무관하다.
시장의 상채기를 보고 즐기는 것은 시민의 도리로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얽혀있는 매듭을 풀어야 한다면 가장 가까이에서 이를 기억하며 함께 하는 시의원들로부터 일반시민들,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엎어진 물을 다시 주워 담기 위해서는 지난 시절에 사용했던 독선주의라는 깨어진 그릇에 담기보다는 부족하고, 늦어지더라도 새 그릇에 담아내는 결단이 필요할 때다. 같은 당 시의원들조차 한목소리로 지적하는 일들에 대한 시장의 대응방식이 지금까지의 선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보면 더욱 슬퍼지기 때문이다. 그런 지적 사항에 대한 과거의 행적을 아우를 수는 없더라도 이제는 보다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일들에 충실해야 한다.
  <경력>
 ▶인하대 경영대학원 졸
 ▶인천경실련 초대 사무국장
 ▶인천전문대 겸임교수
 ▶(주)i-mna 코리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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