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손으로 다 헤아릴 수 없는 수만 가지의 과자들이 마트의 진열장 몇 개 칸을 자리 잡고 있어 어느 것을 고를지 고민되지만 예전에는 과자라고 해봐야 조잡한 포장지에 조잡한 글씨와 그림으로 장식된 몇 개의 과자가 고작이었다.

코흘리개 어린 시절 삼양사에서 내놓은 뽀빠이는 라면 부스러기를 담아놓은 것 같지만 과자가 많지 않았던 때라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이어 나온 새우깡 역시 얼마 되지 않는 용돈이 모이면 꼭 사먹고 싶었던 과자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자꾸 자꾸 손이가’라는 CM송에 걸맞게 때로는 심심풀이로, 때로는 친구들과 학교 벤치에서 깡소주를 들이키며 세상을 논하고 사랑을 얘기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서민들의 대표적 과자가 바로 새우깡이었다.

새우깡에 대한 추억을 한두 가지씩 가지고 있지 않을 사람이 없을 정도로 새우깡은 국민의 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새우깡이 세상에 선을 보인 것이 71년 이니까 벌써 37의 나이를 먹은 셈이다. 비슷한 때 함께 등장한 과자류는 부라보콘, 초코파이, 에이스 크레커, 맛동산 등으로 지금까지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실증을 내는 요즘 아이들은 그 역사에 놀랄 만하다.

국민과자라 할 만 하지만 최근 일어난 ‘생쥐깡’ 사건은 오랜 기간 새우깡을 곁에 놓고 즐겨먹었던 새우깡 매니아들에게는 새우깡이 그냥 과자가 아닌 그 이상이었을 것이어서 여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새우깡을 만드는 회사는 앞으로 더욱 강화된 식품안전기준을 마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되겠지만 유년의 시기를 새우깡과 보낸 추억의 상실감은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을 뛰어넘을 듯 싶다.<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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