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터쇼의 개최(5월 2일)가 코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이보다 수일 앞선 중국의 베이징모터쇼가 지난 20일 문을 열었다. 생각지도 않게 부산보터쇼와 베이징모터쇼가 같은 시기에 열리면서 항상 비교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중국의 모터쇼는 베이징모터쇼와 상하이모터쇼가 있다. 서로가 엇갈려서 개최되므로 각각 짝수 해에 베이징모터쇼가, 홀수 해에 상하이모터쇼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도 짝수 해에 부산모터쇼가, 홀수 해에 서울모터쇼가 열리게 되니 항상 서로가 경쟁 상태가 된 것이다.

그것도 같은 시기에 같은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되는 얄궂은 운명으로 우리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우리보다 1~2주일 앞서 개최되니 중국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우선 진행된다는 느낌이고, 거기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매년 눈에 띨 정도로 급성장해 수년 이내에 세계 최고 최대의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 확실해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 다투어 참가를 희망한다. 따라서 규모 자체가 우리와 크게 비교된다. 더욱이 큰 시장을 고려해 세계 최초의 컨셉트카 등 주목할 만한 자동차가 전시돼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우리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우리가 안고 있는 숙명일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시작된 베이징모터쇼에는 세계 최초의 컨셉트카가 7대, 아시아 최초 컨셉트카 전시가 20여 대나 됐다. 참가업체가 총 1천 개 업체를 넘으니 가히 규모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다.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 따라서 우리 업체의 베이징모터쇼 참가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서울모터쇼의 경우 상하이모터쇼와 겹치면서 우리의 대표 모델을 우리의 서울모터쇼에 전시하지 않고 상하이모터쇼에 전시하면서 여러 가지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떠오르는 시장에서 참가한다는 것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나 왠지 찜찜한 감을 지울 수는 없었다.

이번 부산모터쇼는 5월 2일 개최된다. 최근 국내에서 볼만한 자동차 관련 전시회가 없는 상황에서 부산모터쇼는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역대 최대의 메이커와 부품업체가 참가한다. 세계 최초의 컨셉트카는 없으나 아시아 최초 소개 모델은 10여 대가 된다.
소비자들에게 볼거리 제공의 목표는 충족할지 모르겠으나 상대적 빈곤감은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예상 관람인원수는 100만 명. 서울모터쇼도 100만 명 이상이 관람했으니 대단한 수치다. 역시 차를 좋아하는 민족성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수치다. 10여 일 걸쳐 개최되는 이번 부산모터쇼는 각종 행사가 매일 개최되고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격년으로 개최되는 부산모터쇼가 단순한 관람객수 등으로 명실상부한 대표 모터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일개 군소 모터쇼로 전락할 것인가? 아마도 몇 가지 요소를 고민하면 답이 나올 듯하다.

우선 컨셉트카, 미래형 친환경차 유치를 서둘러야 한다. 세계 최초도 가능하면 성사시켜야 한다. 수년 전부터 참가를 설득해야 한다. 컨셉트카는 언론과 지명도의 바로미터인 만큼 필수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 레이싱 모델 등 단순한 볼거리만이 아닌 바이어를 유치할 수 있는 거래 유통문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부품업계의 발전과 거래를 유도할 수 있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배가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의 장기인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등을 묶는 한류성 인기거리를 창조해야 한다. 부산이라는 특성을 살려 해안성 장점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일 것이다.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도록 대전, 대구, 광주는 물론 멀리 서울까지 관람객이 올 수 있는 관심꺼리를 만들어야 한다.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의 적극적인 관심도 유도해야 한다. 하루하루의 내용을 뉴스 등에서 다루도록 유도책도 나와야 한다. 이러한 몇 가지 요소를 충족할 경우 충분히 내세울 수 있는 대표적인 독특한 모터쇼가 가능할 것이다.
이번 부산모터쇼가 과연 무슨 색깔을 보일 것인지? 어떤 장기와 특징을 보여줄 것인지? 사뭇 기대가 된다. 부산모터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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