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은 서민과 직장인들에게 괴로운 달이다.

건강보험료 정산으로 대부분 직장인들의 4월 급여가 삭감돼 주머니 사정이 좋지 못한 데 비해, 불경기에 이번 5월은 처음으로 실시되는 초·중·고 단기방학과 연휴, 징검다리 휴일, 기념일, 결혼시즌이 넘쳐나 자영업자나 직장인들의 허리가 휘기 때문이다.

또 직장인들은 이 시기에 빠져 나갈 금액이 한두 푼이 아니어서 고민이다.

30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2007년도분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를 정산한 결과, 전체 992만 명의 직장인 중 635만 명이 1조2천475억 원의 보험료를 추가 납부해야 하며 이 금액은 4월 급여를 통해 환급됐다.

1천 명 이상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은 평균 10만 원 이상을 4월 급여에서 삭감해야 했다.

올해 큰 폭으로 오른 기름값과 물가폭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직장인들이 이처럼 건보료 인상으로 4월 급여가 삭감되자 울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 10년차 직장인 남모(40·오산시 일동)씨는 “임금 인상폭은 낮은 데 비해 물가와 기름값은 갈수록 오르고 이달 급여까지 삭감되니 급여 통장을 받자마자 5월을 어떻게 살지 걱정이 앞선다”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직장인들의 유리지갑이 털리니 ‘역시 직장인은 봉’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라고 흥분했다.

또한 지역 예식장 업계에 따르면 5월달 결혼 예약률이 전달보다 무려 30% 이상 늘었다.

최모(38·수원시 권선동)씨는 “둘째 아이를 출산한 지 1주일 밖에 안됐는데 이달 들어 청첩장이 무려 10장이나 왔다”면서 “지인의 경우 다른 사람보다는 알아서 많이 넣어야 하기 때문에 무리를 할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이들의 고민은 이 시기에 빠져 나갈 금액이 한두 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5월에는 어버이날, 스승의 날까지 겹쳐 직장인과 서민들의 가계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기름값과 물가폭이 직장인들에게 부담인 데다 공기업·공무원 조직의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그야말로 올해 5월은 잔인한 달로, 따뜻한 봄이 아닌 찬바람 부는 추운 한 달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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