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인 배럴당 130달러까지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경유가격이 휘발유 가격과 맞먹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중고매매상사와 화물차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경유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경유차를 되팔고 휘발유나 가스차로 구입하려는 운전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유사경유까지 활개를 치는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현재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오피넷)이 고사한 가격은 휘발유 값이 ℓ당 1천801원대이고 경유는 1천762원으로 불과 40원 가량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 실내 등유 값은 ℓ당 1천319원, 보일러 등유 값도 1천275원으로 나타나는 등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처럼 경유가격 폭등으로 인해 중고차매매상사나 화물차 운전자들의 고충은 이만저만 아니다.

▶중고차매매상사 울상과 유사휘발류 판매 기승=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고차시장에서도 현재 경유차 가격이 100만 원 가량 떨어졌고 가스차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수원지역 한 중고차 매매센터는 2002년식 기준으로 (SUV)차량 소렌토의 경우 1천만 원을 받았지만 100만 원 가량 떨어진 900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고 렉스턴RJ의 경우 1천100만 원에서 9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경유값이 1천780원선을 넘어서면서 도내 상인들과 스포츠유틸리티(SUV)차량 운전자들이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중고차 판매원 조모(43)씨는 “경유값이 치솟자 경유차 운전자들은 차를 되팔고 휘발유차를 구입하려는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매매상가에서도 경유차가 잘 팔리지 않아 웬만한 가격이 아니면 구입조차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특히 연일 치솟는 경유값에 일부 주유소에서 경유에 등유·용제류 등을 혼합해 판매하다 잇따라 적발되는 등 유사경유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채소판매 소형 화물차는 운행 스톱=고유가 시대에 경유값이 크게 올라 휘발유값의 역전현상이 발생하면서 1t 트럭이나 화물차 등 차량에 의존해 생활을 영위하는 일반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주택가를 돌며 채소나 과일 등을 판매하는 이동용 1t 화물차 등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경유가격으로 인해 운행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해있다.
하루에 수백㎞를 이동하는 이들 소형화물차 운전자들은 최근 경유가격이 지난해 연말보다 무려 ℓ당 300~400원 가량 올라 노점판매에 나서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이 같은 일부 이동용 화물차는 운행을 중단한 채 도심거리에서 몇시간씩 차를 주차해 놓고 노점형태로 판매에 나서고 있으나 영업도 신통치 않아 울상을 짓는 마찬가지다.

1t 화물차로 채소를 판매하는 윤모(45·화성시 태안면)씨는 “우리처럼 고객을 찾아다니기 위해 트럭으로 생업에 종사하는데 최근에는 치솟은 기름값으로 예전같으면 하루 4만 원이면 기름값이 충분했는데 지금은 거의 두 배 정도 기름값이 더 나가고 있다”면서 “비슷한 시간대에 돌아야 되는데 경기가 안 좋아 매출은 줄어 차라리 지금은 운행을 최대한 줄이는게 오히려 낫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들의 고민은 당분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경유값이 내려갈 기미가 도통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화물차주와 지입차주들의 화물연대 투쟁 불가피=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화물차주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특히 화물연대는 가격정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부와 운송료를 결정하는 대형 화주들에게 경유가 인하 및 운송료 현실화(인상)를 요구하면서 운송거부 등 집단행동 돌입을 검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화물연대 등 운송업자들은 ▶유가보조금 지급기한 연장 및 증액 ▶사업용 화물차 면세유 공급 ▶정부의 정유사 유류가격 결정 규제 ▶운송료 현실화 등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으면 운전대를 놓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화물연대 관계자는 “기름값은 폭등하는데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했다는 이유로 유가보조금을 삭감해 화물노동자들의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면서 “생존권 사수 차원에서라도 대정부 및 대사용자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집행부와 전체 조합원들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중의 경유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올랐다.
일부 정유사들은 지난 20일부터 경유를 휘발유보다 ℓ당 4~5원 비싸게 공급하기도 해 조만간 경유가가 휘발유가를 추월하는 사상 초유의 현상도 나타날 전망이어서 화물차주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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