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각종 농자재 채산성도 크게 악화돼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등 결국 벼랑 끝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면세유, 인건비, 비료값, 비닐하우스용 파이프, 비닐 등은 하루가 멀다하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은 수년간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26일 경기도와 경기농협 등에 따르면 면세유는 지난해 말 휘발유, 실내등유, 경유 등이 ℓ당 600~700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들어 무려 1천 원대를 넘어서면서 40% 이상 급등했다.
비닐하우스용 파이프와 비닐 등도 지난해 말보다 10% 이상 값이 올랐다.

더구나 농촌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농촌경제활동 인구가 현격히 감소하면서 인력 구하기에 벅찬 실정이다.

당연히 영농 인건비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도내 일선 시·군마다 차이는 있지만 인건비의 경우 남자는 평균 6만~7만 원, 여자는 4만~5만 원선을 유지하고 있는 등 지난 2006년에는 5만 원(남자), 3만 원(여자)보다도 높은 실정이다.
영농을 하기에 모든 조건이 나빠지자 농민들은 농사를 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

4천㎡ 규모에 오이를 심어 한 해 1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문모(50·용인시 남사면)씨는 “올해는 기름 값, 인건비, 비료 값, 모종비 등을 빼면 별로 남는 게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은행에서 빚을 내어 농사를 짓지만 올해는 남는 게 거의 없어 대출금 갚기도 빠듯할 것 같다는 게 문 씨의 설명이다.

이뿐만 아니라 면세유 가격 급등은 화훼나 시설채소 농가들의 농사 포기 상황까지 내몰고 있다.

평택 화훼농가들은 농산물 가격은 안 오르고 유류비와 농자재 가격은 날이 갈수록 올라가니 내년에 농사를 지어야 할지 난감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쉽지 않아 농사를 포기해야 할 형편에 놓였기 때문이다.

평택에서 화훼를 했던 권모(49)씨는 올해 화훼는 전혀 수지타산이 안 맞아 걱정이다.

고유가 상황에 아무리 계산해도 수익이 나지 않고 빚더미에 앉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권 씨는 “유류 값 뿐만 아니라 자재 값도 너무 비싸 도저히 농사 지을 엄두가 나지 않고 있으며, 현재는 농외소득으로 생활하고 있고, 많은 농가들이 농외소득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유류 가격과 농자재 값 인상으로 화만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농민들이 이·삼중고를 겪는 것을 감안, 농업용 면세유 가격을 낮추고 각종 농자재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농촌경제동향에 따르면 농가구입 가격지수가 상승한 데다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등 농촌경제 주요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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