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국내 시장에서 휘발유값이 L당 2천 원을 넘나들더니 경유값도 휘발유값을 역전하는 초유의 현상이 발생했다. 이미 국제 유가에서 경유의 제조단가는 L당 휘발유값을 훨씬 넘었으며, 높은 수요로 인해 휘발유값을 넘은 지 오래다. 이 충격은 당장 경유승용차나 심지어는 SUV에 이르기까지 판매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설사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넘는 현상이 발생해도 아직은 단점에 비해 장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연비가 좋고 지구온난화 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휘발유에 비해 약 30% 정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내구성도 좋고 비싸게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의 매연, 진동 및 소음 등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돼 있으나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다. 유럽에서는 두 대 중 한 대가 경유승용차일 만큼 광범위하게 보급돼 있다. 치솟는 경유가에도 디젤엔진에 대한 이러한 긍정적인 인식으로 보급비율 또한 점차 높아지리라 판단된다.
문제는 모든 유가가 인상되는 데 있다. 그나마 위안을 찾고 있는 LPG의 경우도 머지않아 가파르게 상승하리라 본다. 특히 에너지의 97% 이상을 수입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국제 유가의 연동에 좌우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노력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최근의 고유가는 화물운송의 포기 등 수송 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정도가 도를 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지금의 상승폭을 보면 앞으로 유가는 L당 2천500원 이상도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대처하고 준비할 것인가? 할 수 있는 대안은 있는가? 친환경 대체연료 및 시스템 개발이 있을 수 있으나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수반되는 어려운 작업이다.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의 에너지 사용 실태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낭비되는 요소를 줄이는 것이다. 우리의 곳곳에는 에너지가 새고 있는 곳이 많다. 특히 전체 에너지의 약 20%를 차지하는 자동차 분야의 경우 노력한다면 절감 효과는 가장 클 것이다. 우리의 운전 습관은 OECD국가 중 가장 좋지 못한 나라 중의 하나다. 연비 차원에서 가장 나쁘다는 급발진, 급가속, 급정지 등 이른바 ‘3급’을 습관적으로 구사하기도 하고, 양보에 대한 운전습관도 악화돼 낭비가 매우 큰 편이다. 이러한 습관으로 에너지 낭비는 물론 지구온난화 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교통사고 급증 등 각종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나쁜 습관을 바로 잡고 앞서 언급한 에너지 절약 등 각종 선진 자동차 문화의 정착이라는 측면에서 운전 습관을 친환경이면서 경제적으로 바로잡는 운전방식을 이른바 에코 드라이빙(Eco driving)이라고 한다.
에코드라이빙은 특별한 운전방법이 아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듣던 절약 운전방법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가장 간단한 실천운동이다. 보편적으로 얘기 듣던 트렁크 비우기, 연료 반만 채우기, 적정 타이어 공기압 유지하기 등은 기본이고 여기에 평소 운전 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우선 앞서 언급한 급발진, 급가속, 급정지 등 3급을 하지 않기다. 두 번째로 관성운전을 하는 것이다. 엔진회전수가 1천500rpm을 넘을 경우 순간적으로 엑셀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연료가 컷 오프(Cut-off)되면서 완전히 연료공급이 차단되는 것이다. 이때는 오직 자동차의 관성력으로 가는 것이다. 내리막 길이나 평지에서 멀리 빨간 신호등이 보일 때 미리부터 조치하면 가장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다. 액셀레이터를 밟는 습관도 한 번에 밟기보다는 나누어서 조금씩 밟으면 같은 속도를 내면서 연료소모율은 줄어들게 된다. 특히 한 템포 느린 운전 습관은 에코 드라이빙을 실천에 옮기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을 구사하면 일반적인 운전습관에 의한 연료소모율보다 적게는 약 20%에서 40%까지 절약이 가능하다. 이러한 효과에 대해 각 개인들은 매우 놀랄 정도다.

에코드라이빙 운동, 나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남도 좋고 우리 모두 좋은 가장 훌륭한 운동이다. 고유가 시대의 가장 훌륭한 대안은 바로 에코드라이빙이다. 지금부터라도 한 가지라도 실천에 옮기는 자세, 이것이 에코드라이빙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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