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가 이탈리아에 연이틀 역전패를 당하면서 이탈리아전 연패 및 월드리그 전패의 사슬을 끊는 데 또 실패했다.

 남자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이어진 2008 월드리그국제배구대회 예선리그 B조 이탈리아와 8차전에서 1-3(25-23 20-25 22-25 22-25)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92년 6월 월드리그 이후 16년간 이어온 이탈리아전 연패 숫자를 ‘21’로 늘렸고, 이번 대회 성적 역시 8전 전패로 B조 최하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6승2패로 2위를 유지했다. 결정적일 때마다 나온 범실(24개)과 현격한 가로막기 차이(14-4)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문성민(경기대)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0점을 올리며 눈부신 활약을 보인 가운데 신영수(16점·대한한공)와 김요한(14점·LIG손해보험), 신영석(11점·경기대)이 고른 활약을 보인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전날처럼 출발은 한국이 좋았다.

 세트 내내 204㎝ 이탈리아의 주포 리스토 즐라타노프(19점)의 공격을 막지 못해 한두 점 차로 계속 뒤졌지만 신영수가 21-21 동점을 만든 뒤 문성민의 강타와 고희진(5점·삼성화재)의 중앙 속공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1세트를 25-23으로 힘겹게 따냈다.

 그러나 2세트에서는 잦은 범실이 패배의 빌미가 됐다.

 이탈리아(4개)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은 7개의 범실이 나오면서 20-25로 손쉽게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3세트에서 한국은 내내 끌려가다 세트 종반 김요한의 서브 득점과 신영수의 가로막기, 문성민의 공격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20-21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즐라타노프의 공격이 내리 한국팀 코트에 내리꽂힌 데다 22-23까지 추격한 상황에서 신영수의 강서브가 네트에 걸린 것이 아쉬웠다.

 결국 마지막 공격마저 살라의 가로막기에 막혀 22-25로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4세트에서는 신영수의 공격 때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점수가 13-13 동점이 되면서 불운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결국 승부의 분수령이던 21-22 상황에서 고희진의 속공이 살라에게 막혀 두 점 차로 벌어지며 흐름이 이탈리아 쪽으로 넘어갔고 이어 김요한과 문성민의 공격마저 연거푸 상대 블로킹에 걸리면서 4세트도 결국 22-25로 무릎을 꿇었다.

 신치용 감독은 경기 직후 “심판의 실수가 경기를 우습게 만들었다”면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배구협회의 한 관계자도 경기가 끝난 뒤 서남원 코치 등 한국팀 관계자를 찾아와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앞서 러시아에서 벌어진 러시아-쿠바전에서는 홈팀 러시아가 쿠바를 3-1(25-1718-25 25-20 25-20)로 누르고 7승1패로 예선 B조 1위를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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