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륜차 산업과 문화는 도태의 위기에 처해 있다. 워낙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돼 있고 시장의 규모는 97년 IMF 이전의 40%인 약 12만 대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그나마 그 영역의 일부를 중국산이 차지한 지 오래다. 이륜차 제도나 이에 대한 문화적 인식도 도를 넘어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 지 헤매인 지 오래다. 청소년 폭주족 문제나 퀵서비스에 의한 대표적인 부정적 소개는 식상할 정도다. 이미 2년째 진행되고 있는 이륜차 정책연구의 방향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점의 시초가 어디인지 찾기도 힘들 정도로 누적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먼저 첫 단추의 시작으로 정부 당국 산하의 사단법인을 통한 문제점 해결을 음과 양으로 후원하던 나로서는 이번 이륜차 메이커 중심의 사단법인화를 우선 축하하고 싶다. 국토해양부는 이륜차의 전반적인 규정과 시행을 책임지는 부서인 만큼 산하의 사단법인화는 당연하다. 이 법인에는 회원사로서 대림자동차공업과 S&T모터스(옛 효성기계공업)의 두 국내 이륜차 메이커를 비롯해 할리데이비슨 등 수입사가 함께 가입돼 있는 명실상부한 대표적 이륜차 단체라 할 수 있다. 내가 추진을 도운 이유도 이 단체를 통해 그 동안 흩어졌던 관심과 시장에 대한 건전한 이륜차 문화를 태동하고픈 마음에서다. 이번 사단법인을 추진하던 기간도 어느 덧 1년을 넘은 만큼 그 동안 노력하던 관계 회사의 노력도 칭찬 받을 만 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이 협회가 할 일이 너무도 많다.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국한될 수밖에 없다. 인원이나 전문가도 부족하고 이륜차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서 더욱 그러하다. 이 한계성을 극복하고 전체적인 대리 역할을 이 협회에서 해 주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일을 하고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
우선 협회의 체계를 명확하게 하고 내실을 기해야 한다. 주먹구구식의 단체가 아닌 정부를 대신하는 전문 단체로서 똘똘 뭉치고 결정 체계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더욱이 이륜차 문제는 총체적일 정도로 열악하고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확실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하나하나 진행해야 한다. 특히 현안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풍부한 자료 확보도 중요하다. 선진 외국의 사례는 우리의 위치를 확인할 때 극히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번에 제출된 이륜차 정책연구에 대한 공유를 해 실행에 필요한 2단계의 준비를 해야 한다. 순서를 정하고 현실에 맞지 않을 경우 제대로 된 개선안을 제시해 수정 권고해야 한다. 여기에는 이륜차 분류, 면허제도, 검사제도, 정비제도, 보험제도 등 이륜차 관리제도 전반이 포함될 수 있다. 또한 ATV의 방향 설정과 50cc 미만의 스쿠터에 대한 기준도 냉정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현안으로 떠오를 고배기량 이륜차의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의 통행에 대해서도 기본 개념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사안들은 독자적으로 시행하거나 계획하기 전에 국토해양부와 면밀하게 함께 검토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정책적 지원이 약한 분야인 이륜차 교육제도와 운전면허제도 등 미래를 위한 선진형 이륜차 문화의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아울러 국내 시장의 건전한 이륜차 산업과 문화 조성을 위한 국내 유통 불량부품 및 저질 이륜차의 판매 및 유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시장 감시제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국내의 각종 자동차 문화 중 가장 뒤떨어진 분야가 이륜차인 만큼 지금의 부정적인 인식을 탈피하는 일도 중요하다.

최근의 고유가 시대에 걸맞는 차량이 이륜차인 만큼 시대적 호응도를 살려 국내 이륜차 문화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단법인은 비영리 단체다. 회원사의 권익을 보호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소비자를 위하고 보호하는 기본 마인드가 충실해야 함은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사)한국모터사이클산업협회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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