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아자동차의 색깔이 예사롭지 않다.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되면서 기아자동차의 본연의 색이 죽었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위치가 모호했던 계층별 자동차의 색깔이 최근 공개된 자동차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면서‘本色’이 살아나고 있다는 긍정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사실 국내자동차 시장의 대표격인 현대자동차는 각 장르별 자동차가 히트를 치면서 과반수의 시장점유율을 보여 왔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아자동차의 신차는 현대자동차의 후발주자가 되면서 색깔이 없어졌다. 실제로 판매되는 대수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났다. 물론 현대자동차의 신차 자체가 시장을 선도하고 소비자의 흐름을 주도, 내놓는 차량마다 실패작은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몇년 동안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를 극복할 수 있는 내로라하는 모델을 제시하지 못했다. 현대자동차와 섞이는 기종은 2위는 커녕 3위 고수도 힘든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에 섞이는 과정만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었다.

최근 이러한 분위기가 급반전되기 시작했다. 첫 움직임은 새로운 경차 대열에 합류한 ‘모닝’의 선전이다. 아직도 신차를 받기 위해 수개월은 기다려야 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예로 그 동안 중형차 시장에서 별다른 평가를 받지 못했던 기아자동차의 ‘로체’가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로체 이노베이션’이 출시되면서 급반전되기 시작했다고 본다. 마이너체인지급 이상으로 평가되는 이 모델은 전체의 크기, 디자인은 물론이고 내부의 각종 편의장치를 파격적으로 높이면서 국내 중형차 시장에 파란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특히 시기적절하게 고유가 시대에 걸맞는 ‘경제운전안내 시스템(에코드라이빙 시스템)’을 장착해 호평을 받은 것은 매우 훌륭한 선택이라고 본다. 최근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2위를 탈환하고 1위를 넘보는 경우까지 진행될 정도로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문제는 이 모델뿐만이 아니다. 준중형차 ‘세라토’ 후속 모델인 ‘포르테’는 역시 파격적이고 공격적인 전향적 디자인과 준중형에서는 찾아볼 수도 없는 고급 편의장치를 선택해 파란을 가져올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외관 디자인을 크게 중시하는 우리 소비자에게 대단한 반향이 예상된다.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은 스포츠 모델에 가뭄을 느끼던 매니아 시장에 튜닝 등을 가미할 수 있는 강력한 모델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부산모터쇼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모델인 기아자동차의 ‘쏘울’을 기억할 것이다. ‘짖굿은 악동’ 모습이라는 별명을 가진 소형 CUV 인 ‘쏘울’은 관람객을 탄성을 자아냈다. 적절한 마케팅이 수반될 경우 호응이 대단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기아자동차의 계속된 신차 출시는 그냥 온 것이 아니라 고유가 시대에 걸맞는 모델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중소형에 치중하면서 에코드라이브 시스템 등 시기적절한 장치의 선택, 경쟁 모델 출시가 없는 시기에 따른 독점적 시장 점유 기능, 소비자가 요구하는 장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모델의 적용, 미래 지향적인 공격적 스타일의 디자인 적용 등 신차 개발과 마케팅 전략의 성공이라고 판단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아자동차의 색깔을 드디어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와는 확연하게 다른 본래의 색깔을 나타낸 점은 아마도 가장 돋보이는 장점이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 일고 있는 친환경 경제운전법인 ‘에코 드라이빙 운동’의 선두 자동차 메이커로서 모든 차종에 진화된 ‘에코 드라이브 시스템’을 장착하는 것은 물론 타 경쟁 차종에 없는 새로운 시스템의 개발 및 장착, 지속적인 디자인 개발 등이다. 그리고 아직 현대자동차에 비해 열악한 생산성 증대, 고질적인 노사분규의 제거, 소비자 위주의 기업 정책 등을 훌륭하게 소화한다면 분명히 자랑스러운 기아자동차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엔 현대차 그룹 내에서 메이커별로 경쟁관계를 이루면서 현대차 그룹의 극대화라는 답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야흐로‘起亞本色’의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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