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스바겐 파사트2.0TDI를 이용한 연비대회에서 무려 L당 49km를 기록하면서 신뢰성 부분에 의문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 기록은 상용모델로서 세계 최고의 기록를 가지고 있는 폭스바겐의 소형차 루포1.2TDI가 갖고 있는 L당 48.8km를 상회하는 세계 최고의 기록으로 불가능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인 연비인 L당 13.8km를 3배 이상 넘는 기록을 비교하면 더욱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차중이 상당한 중형차의 경우, 각종 에코 드라이빙 방법을 동원해도 도저히 불가능한 기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고유가에 시대에 걸맞게 각 메이커별로 에코 드라이빙 대회나 연비왕 선발대회 등이 붐을 이루고 있다. 자사의 차량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우수한 연비를 나타내는 것이 소비자들을 유혹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각종 친환경 경제운전법인 에코 드라이빙 방법이 소개되면서 고연비를 실현하는 테크닉이 많이 보급된 점도 좋은 연비를 나타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웬만한 차종은 공인연비를 훌쩍 뛰어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이 기록을 홍보하는 경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고연비의 우수성을 내세우지 않는 차량은 오직 최고급 프리미엄급 차량 이외에는 없을 것을 것이다. 이 차종은 연비와는 무관하게 최고가여서 연비라는 의미 자체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중저가의 수입차가 모두 수입될 것이고 국산차와 더불어 일대 전쟁을 준비 중이어서 고연비 대회라는 명목으로 비교 시승회나 비교 연비대회가 계속 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제대로 된 연비 측정방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와 같이 기본 코스를 지정하고 다른 주유소에서 연료탱크에 넣어 비교하는 방법으로는 신뢰성이 떨어진다. 연료탱크는 크기에 따라 넣는 양이 크게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조금이라도 기울기가 다르면 주유량이 크게 차이가 나서 연비의 수십%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철저한 수평면에서 주유하고 같은 주유소를 이용, 기준점을 정확히 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신뢰성은 그리 높지는 않다 지적이다. 연료탱크에서 엔진까지 공급라인에 남아있는 연료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일 좋은 방법은 연료라인 자체에 별도의 측정 탱크를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나 테스트용 차량을 빼놓고는 설치한 뒤 운영하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한 가지 오차를 일으키는 요소는 운행거리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백km 정도의 장거리를 운전하면서 수시로 장소 및 연료량을 확인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평균해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짧은 거리 일수록 오차는 커지고 신뢰성이 떨어지게 된다. 차량의 무게도 영향을 준다. 한 명이나 두 명 등 같은 수의 사람이 승차를 하고 같은 조건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같은 연료량과 같은 차량 무게, 같은 타이어에 같은 타이어공기압 등의 조건은 물론이고 연료탱크 봉인, 어느 정도 규모의 비교 차량과 관리 인원의 철저한 기준 마련 등을 갖추어야 제대로 된 연비대회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많이 이용하는 연비 측정정비도 함께 탑재해 비교 측정하면 더욱 좋은 신뢰감을 쌓을 수 있다. 이러한 동일한 조건에서 순수하게 오직 경제운전 방법인 에코드라이빙 방법을 동원해야 순수하고 신뢰성 있는 연비대회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에코 드라이빙 대회나 연비왕 선발대회 등은 최근의 고유가 시대에 맞는 가장 바람직한 홍보 방법이다. 특히 우리와 같이 선진 외국에 비해 많은 양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연료소모율도 큰 입장에서는 고유가에 대한 각종 절감방법을 제시하고 홍보함으로써 다시 한 번 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한 몫을 한다고 확신한다. 제대로 된 연비 측정법을 사용해야 신뢰성과 함께 해당 차종에 대한 신뢰성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주관회사의 더욱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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