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electronic-Business)는 IBM이 1990년대 초 사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 낸 전략으로 컴퓨터 HW와 SW판매 회사에서 IT를 접목한 서비스 제공 업체로 전환하는 키워드였다. 이후 IBM은 IT 솔루션 개발과 IT 컨설팅 회사로 성공을 거뒀다. 이후 HW와 SW 설치, 전자상거래사이트, DB설계, 인트라넷, 정보시스템의 최적화 등 IT 산업의 포괄적 의미를 갖는 IBM의 e-비즈니스의 개념은 바이러스처럼 전 세계 모든 분야로 번져가고 있고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모든 산업, 기업, 조직에 e-비즈니스 마인드가 확산되고 있으며, 어떤 특정 분야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기업이나 상품이미지 홍보용 홈페이지부터 가상공간인 인터넷에서 상품매매를 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까지 조직의 미션에 따라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공산품처럼 동일한 규격 상품을 대량 생산할 수는 없지만 농업 분야도 예외일 수 없다. 1990년대 말 정부지원 농업인 홈페이지 제작 지원을 하면서 농산물 종합 쇼핑몰과 지방자치단체 쇼핑몰, 개별경영체 쇼핑몰 등 우후죽순처럼 제작돼 서비스되고 있다. 그 결과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사이트에서 어렵지 않게 검색되고 있다.

농업인 홈페이지의 보급은 농업인 정보화 능력 향상과 생산보다 판매가, 판매보다 고객서비스가 중요하다는 인식 변화의 계기가 됐다. 홈페이지 모니터링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농장 홈페이지 접속을 수시로 하면서 홈페이지 방문자가 게시판에 남긴 글의 답글, 댓글을 달기 위해 자판을 익히고, 영농사진이나 농산품 사진을 올리기 위해 포토샵, html을 배웠다. 비록 독수리 타법과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 마우스를 토닥거리면서 일지라도 밤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지만, 결국에는 컴퓨터와 인터넷과 친숙해지면서 점점 더 정보화 능력이 향상되면서 정보화 마인드까지 갖게 됐다.

도매시장으로 출하할 때는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어떤 사람이 사는지, 포장 상태는 괜찮은지, 유통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몰라도 됐지만,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어떤 경로를 통해 접속했는지 모르지만 게시판의 구매후기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농산물이 평가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 특히, 극소수일지라도 상품에 대한 불만족스러운 소비자들일수록 더욱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게시했고, 농업인들의 당혹스러움은 세련되지 못한 형태로 나타났었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 서비스하는 산업에서는 ‘고객은 왕이다’라는 낡은 표어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것처럼 소비자가 어떤 존재인지 감지하지 못한 우직한 생산자의 모습이

   
 
그대로 까다로운 소비자에게 여과장치 없이 노출됐다.

이런 시행착오를 경험한 농업인들은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보다 살아 있는 홈페이지로 운영하는 것이 고품질을 생산하는 것보다 브랜드와 포장 방법에 따른 우수한 상품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보다 내 농산물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함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일방적인 정보 제공이나 상품 판매에 그치는 단순 페이지보다는 소비자와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요구가 생겼고, 커뮤니티 중심의 카페나 블로그를 개설하고 운영하는 농업인들이 많아졌다.
모든 것의 시작은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농산물이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든, 사이버 거래되든, 기본은 좋은 농산물 생산이고 우수 상품 확보인 것처럼 e-비즈니스의 기본은 살아 있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 서핑 중에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것이 그물망처럼 이어진 하이퍼링크의 세상에서 방향을 잃은 표류선처럼 이리로 저리로 떠돌게 되는 것이다. 농업인 역시 농장의 홈페이지 방문자가 게시판에 남긴 글에 답글을 쓰기 위해 접속하지만 블로그로, 카페로, 홈페이지로 옮겨 다니다가 보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왜 접속을 했는지 원래 목적을 잊어버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 서핑 시간은 증가할지라도 홈페이지 운영 관리는 소홀해질 수 있다.
이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최근 10년 동안 농산물 홈페이지의 수량적 증가와 농산물 전자상거래 물량의 증가 등 농산물 인터넷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반면, 개별농장에서 합리적인 인터넷 마케팅 전략과 체계적인 쇼핑몰 운영 가이드라인이 없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농산물 쇼핑몰 운영전략 및 온라인 마케팅 발전 방안 연구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2008년 온라인 마케팅 발전 방안 과제는 기존의 경영정보 연구과제 수행 방법을 벗어나 세부 항목별 관련 전문가와 해당 농업인이 함께 고민해 과제를 해결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참여형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연구과제 추진체계는 그림1에서와 같이 경기도농업기술원과 대학, 기업이 공동 연구하고, 11농가의 참여농업인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개별농가의 농산물 인터넷 마케팅 발전 방안을 수립해 실증연구를 하기 위해 농업인이 과제 설계단계부터 직접 참여하고 과제 진행 전체 과정에 참여하는 현장 참여형 연구다.
공동연구원과 농업인 간의 온-오프라인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커뮤니티를 극대화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매주 월요일 오후 9시부터 12시까지 화상회의를 실시했다. 주간에는 영농에 종사하고 야간에는 화상으로 농장의 인터넷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단계별 학습을 진행했고, 화상 전달의 미흡한 점을 인터넷 메신저를 이용해 교재파일을 전송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화상회의나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의사 전달이 원활하지 않거나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오프라인 협의회를 전문 세미나와 겸해 운영했다. 첫 번째 오프라인 모임에는 경기도농업기술원 주담당자가 화상카메라와 인터넷 메신저 사용법 교육과 과제 운영 방안을 설명했으며, 두 번째 모임은 6월 온라인광고 대행사인 기업에서 인터넷 온라인 광고 세미나를, 세 번째 모임 8월은 사이트 사용성 평가를 하는 대학에서 콘텐츠 분석과 사용성 평가에 대한 세미나를 하면서 연구원과 농업인 간의 긴밀한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보다 개별농가에 맞는 인터넷 발전 방안을 수립키로 했다.

   
 

모집단의 조사 결과를 통계적 분석으로 추정치나 경향치로 나타내는 방법이 아닌 11농가의 개별적인 사례를 분석하고 농장의 현황 분석, 시장세분화, 마케팅 목표 설정, 세부 실천 방안을 수립하고, 농가별 마케팅 세부 실천 방안은 2차년도인 2009년에 실증을 통해 검증할 예정이다.
제3물결에서 앨빈 토플러가 소비자와 생산자가 결합한 프로슈머를 말했듯이 소비자의 경향은 시대에 따라 다양화되고 있다. 이렇듯 변화된 소비자 마케팅 시대에 경기도 농산물도 개별농가에 적합한 인터넷 마케팅 전략이 수립돼 반드시 농가수익 증대 방안 제시와 새로운 시도 현장 참여형 연구과제의 결실이 경기도 농산물 인터넷 마케팅 활성화 전략 방안으로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전명희 농업연구사 인터뷰
   
 

 
-농산물 인터넷 마케팅 발전 방안의 정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급변하는 현대사회에 소비자의 욕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기 때문에 마케팅에 있어서 정답은 없다. 단지,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자 치밀하게 그들의 욕구를 누가 얼마나 빨리 충족시켜 줄 것이냐가 마케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농산물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궁극적으로 농산물 소비 촉진이 농가 매출 증대로, 매출 증대는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농산물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느냐가 그 문제에 해답이 있다.
-인터넷 마케팅 발전 방안을 단계별로 학습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인가.
▶첫 번째 오프라인 모임에서 화상카메라 설치 및 사용법을 교육하고, 그 다음에는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매주 월요일 1단계식 진행하고 11농가에서 작성하고, 작성한 것을 발표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1단계 환경분석(SWOT분석)⇒2단계 목표설정⇒3단계 시장세분화⇒4단계 표적선정⇒5단계 포지셔닝⇒6단계 실천계획 등을 진행했다.
-농가들에게 마케팅 용어를 이해시키는 데 어렵지 않았는가.
▶물론 쉽지는 않았다. 화상회의를 오후 9시에 시작하지만 실질적으로 12시를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농가들이 농장일을 마치고 일시에 접속하지 않아 반복 설명해야 했고, 다른 농가가 작성하고 발표하는 것을 들으면서 이해하지 못한 것을 보완하는 형태로 진행했으며, 참여농업인 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상호 이해력을 도와줘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화상회의 시스템은 경기도농업기술원 자체 시스템인가.
▶경기도농업기술원과 농촌진흥청과 연결된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자체 서버가 있어서 다른 일정에 제한없이 경기도 농업인들과 접속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단지 화상과 음성 전달은 용이하지만 파일 전송이나 문자를 전송하는 메신저 기능이 없는 것이 단점이지만, 추후에 보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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