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방문이요? 올해도 힘들 듯해요. 나 하나 희생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어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을 생각에 대부분의 시민들이 들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빈자리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상수도사업소 직원들이다.

110만 수원시민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생산하기 위해 노후 관망 정비 및 배수관로 블록화 사업, 광교배수지 신설사업 등 다양한 일을 추진하고 있는 수원시 상수도사업소 직원들에게 올 추석 고향 방문은 꿈만 같은 얘기다.

추석 연휴 기간 중 시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원활한 수돗물 공급에 나서야 하는 상수도사업소는 이번 추석에도 어김없이 비상근무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수도사업소 직원들 가운데 일부는 상황실 근무를 실시, 주로 추석 연휴 중 발생할 수 있는 단수 및 누수 등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조치를 담당해야 한다.

이는 시민에 봉사하는 공무원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특히 명절 시즌이 돌아오면 ‘혹시 함께 보낼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에 맘 졸이는 가족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착잡한 마음은 수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이들을 따라다니는 명절증후군이다.

연휴 기간인 14일 오후 상황실 근무가 결정된 이용수(48)씨.
이 씨 또한 당초 올 추석에 고향을 찾을 계획을 모두 취소했다.

이 씨는 “공무원 일을 시작한 이후 명절에 제대로 고향을 방문해 부모, 형제와 함께 보낸 적이 거의 없다”며 “수년째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만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부모님과 가족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변함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또 “추석을 앞두고 시민들이 고향을 방문해 즐거운 휴식을 취할 생각에 들떠있지만 상수도사업소 직원들의 경우 설이나 추석 중 한 번은 상황실 근무자로 지정돼 고향 방문을 포기하고 있다”며 “직원들 모두 공무원으로 당연히 해야 할 업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상황실 근무에 나서는 직원들이 있어 나머지 직원들이 편하게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다”며 “시민들이 아무런 피해 없이 가족들과 함께 훈훈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직원들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묵묵히 공무를 수행하고 있는 공직자들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공모(34·수원시 우만동)씨는 “매번 명절이면 공무원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줄 알았다”며 “타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에서 강한 신뢰를 느낀다”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