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의 특징은 와인, 홍삼 등 웰빙 트렌드와 관련된 제품의 강세입니다. 전반적으로는 이른 추석 탓에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건강제품은 웰빙 열풍이 거셌던 작년보다도 늘었습니다.”(신세계 인천점 관계자)
“선물세트의 양극화는 이미 나타난 현상이지만 올해는 특히 심하네요. 20만 원이 넘는 명품선물, 그리고 5만 원 이하의 실속형 선물이 잘 팔리고 중간 가격대 제품이 많이 줄었습니다.”(롯데 인천점 관계자)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이맘 때만 되면 항상 추석 선물을 사기 위한 고민이 시작된다. 추석경기를 앞두고 재래시장에 비해 백화점은 붐볐다지만, 백화점도 불경기의 역풍을 피해가진 못했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불경기와 이른 추석이 겹쳐 건강세트는 매출이 많이 올랐지만 다른 제품 매출이 작년보다 5~20% 줄어 전체적으로는 비슷하거나 많으면 10%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갈비세트가 광우병 파동을 겪으면서 전체적인 정육세트 판매가 저조했으며, 과일, 야채 등은 예년보다 10여 일 빠른 추석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가족구성원이 지속적으로 감소되면서 간편하고 선물에 의미가 있는 건강제품 및 와인 등 웰빙 상품의 인기가 지난해에 이어 식지 않고 지속됐다.

 
  # 백화점 주력상품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추석마중’을 주제로 보다 차별화된 선물세트 마케팅을 위해 명품특선 秀(수), 롯데단독 眞(진), 명인명장 魂(혼), 자연예찬 選(선)으로 나눠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성했다.

   
 

명품특선 수는 6.2㎏ 프리미엄 특선 암소 한우세트 75만 원, 전복대하세트(전복 6마리, 대하 16마리) 25만 원 등으로 구성되며, 롯데단독 진은 전남 영광에서도 엄선된 굴비를 특허기술을 이용해 홍삼을 첨가한 영광 법성포 굴비세트 2호 45만 원 등이다.

명인명장 혼은 한우1+등급 안심, 살치살 등 4.8㎏로 구성된 청풍명월 명품세트 55만 원, 백화고, 백화고평 등 선옥규 장흥표고 백화고 명품세트 40만 원으로 구성됐으며, 자연예찬 선은 유기농 호두, 백화고, 곶감 등이 종합된 유기농 3종 명품 40만 원 등으로 이뤄졌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함께 10만 원 이하, 5만 원대, 3만 원대, 초특가, 정관장 선물세트 10% 할인 등의 실속·알뜰 선물세트 코너를 마련해 고객들의 주머니 부담을 덜 예정이다.

이 밖에도 각 브랜드별로 자체 추석맞이 세일을 통해 고객의 눈길을 잡고, 배송을 원하는 고객은 전보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배송 현황을 알 수 있게끔 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및 이마트 인천점의 선물세트는 우선 ‘5 스타(star)’ 상품이 눈에 띈다.

지난 2004년 추석에 첫 등장한 ‘5 스타’는 신세계의 78년 식품 철학이 집약된 최고급 식품 브랜드이다.

신세계 바이어가 직접 생산지와 품종을 선별하고, 철저한 품질기준 아래 품질 확인과 검사를 하는 등 밀착 관리함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한다.

올 추석에는 한우와 신고, 사과, 굴비, 수삼, 멸치, 왕망고 등 다양한 상품을 전년 대비 25% 물량 확대해 전개한다.

또 ‘그린스타 상품’은 매년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으로 웰빙 트렌드에 맞춰 유기농 친환경 상품을 전년 대비 80% 물량 확대했다.

아울러 신세계백화점은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국내·외 우수 산지를 발굴, 직거래 계약해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으로 7만~12만 원대의 ‘굿 초이스 기프트’를 개발, 판매한다.

이마트도 추석 행사 기간 중 ‘이마트가 추석물가를 확 내립니다’를 주제로 10개 구입 시 1개를 덤으로 주는 ‘10+1’ 행사를 전년보다 강화했고, 일부 상품의 경우 ‘5+1’ 행사도 진행한다.

# 신세계 인천점이 전하는 시대별 선물 변천사

▶1950년대=1950년대와 60년대 초에는 추석 선물이 지금처럼 상품화되지 않고 계란이나 찹쌀, 고추, 갈비 한 짝, 돼지고기 등 수확한 농산물을 직접 전달하는 형태의 선물문화였고 식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밀가루, 쌀, 토종닭 등이 주 선물로 자리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60년대 초까지는 선물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일부 계층에 국한됐으며, 선물을 해도 가까운 친척이나 윗분들에게 생산한 농축산물을 인사 표시로 전해준 것이 고작이었다.

▶1960년대=6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추석 선물이 점차 보편화 경향을 띠게 되면서 백화점에서는 60년부터 추석 신문광고, 추석 유인물을 제작·배포하는 등 추석을 판촉행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삼백산업의 하나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던 설탕이 고급 추석 선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미풍, 통조림, 세탁비누 등은 대중적인 추석 선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1970년대=산업화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추석 선물도 큰 변화를 보이게 되는데, 합성수지 그릇, 라디오 등 경공업 제품이 선물세트로 등장하는가 하면 식생활과 무관한 화장품, 여성 속옷, 과자, 양산 등이 선물세트로 등장해 획기적인 변화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60년대에 최고급 선물로 인기를 누렸던 설탕은 70년대에 들어 대중화되면서 보편적인 선물로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미풍, 식용유 등 음식에 맛을 더해주는 조미료가 선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80년대=1978년에 비누 선물세트의 고급 패키지를 시작으로 점화된 패키지화 경쟁은 화장품, 정육, 과일 등 전 품목에 이르러 확산되기 시작해 상품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가격의 급상승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추석 선물문화가 정착되면서 가장 보편적인 선물로 급부상한 것은 식품 부문인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갈비세트를 비롯한 정육세트와 고급 과일, 그리고 참치, 통조림으로 대변되는 규격식품을 들 수 있다.

▶1990년대=1990년대의 추석 선물은 고가 제품과 실용적인 중저가 선물세트가 양극화 현상을 보인 것이 주된 특징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소비의식 및 당시의 경제 상황을 방증하고 있다.

1996년을 기점으로 수입양주는 선물 베스트셀러 상품이 됐고, 일부 130만 원을 넘는 레미마틴 루이14세 양주와 100만 원을 넘는 영광굴비 등 호화 선물들도 종종 판매되기도 했다.
▶2000년대=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초고가 선물 퍼레이드와 함께 와인세트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위스키 세트를 물리치고 명절 선물의 주류로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갈비세트나 정육세트도 냉동 상품보다는 냉장육을 중심으로 고가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웰빙 트렌드와 함께 점차적으로 의류나 잡화 등 패션 선물세트로의 이동도 2000년 후반 나타난 새로운 조류로 부각되고 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