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색에진한녹심

 전 세계적으로 국화는 200여 종이 분포하고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국화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가을이면 흔히 볼 수 있는 감국과 구절초의 교배에 따라 오랜 세월 동안 유전적으로 변화를 거듭하면서 현재 재배되는 원예용 국화로 발전했다.

2000년 이후 세계 각국은 자국의 보유 품종에 대한 지적소유권 보호를 강화하면서 이제는 다른 나라에서 육성한 품종에 대해서도 일정한 로열티를 지불해야만 재배해 판매할 수 있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 2002년부터 국화 로열티 지불

국내에서는 지난 2001년 7월 국화가 품종보호대상작물로 지정된 이후 외국 품종에 대한 로열티 지불의무화가 가시화되기 시작했으며, 2002년도 구미원예수출공사의 수출물량부터 본당 16원씩 로열티 지불이 이뤄졌다.

국내 국화 재배는 2006년 기준 꽃다발이나 장례용으로 사용하는 절화용 국화는 805㏊, 915억 원 규모 중 경기도가 11%, 200여 농가가 재배를 하고 있으며,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인테리어용으로 사용되는 분화용(Pot-mum)국화는 57㏊, 109억 원 중 49.5%, 150농가가 재배하고 있다.

▲ 꽃가루_받기
특히 경기도는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대도시 소비처가 1시간 이내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지리학적인 강점으로 타 지역에 비해 물류비용이 적게 소요돼 화분에 심겨져 출하되고 있는 분화용 화훼류 재배는 전국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파트와 대도시 빌딩 등이 즐비한 수도권 주거 환경을 보다 자연친화적으로 개선하는 데는 화분에 심겨 있는 꽃을 비롯한 식물만큼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주는 것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국화는 절화용이나 분화용 모두 절화수명이 길고 한방에서 쓰이는 쑥과 유사한 향기를 가지고 있어 우리에게는 아주 친근한 향기를 느끼게 해주면서 피를 맑게 해주는 약효가 있다 해 예로부터 국화차나 국화주 등으로 많이 이용해 오고 있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작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화가 경기도에서는 현재까지 개발된 품종이 없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소비자 기호도의 변화가 아주 빨라 새로운 품종의 요구도가 높은 경향을 띠는 대표적인 꽃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소비자 기호도에 부응하기 위해 매년 50품종 이상을 네덜란드, 일본 등에서 도입해 재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실정 속에 외국에 지불되고 있는 국화 로열티는 현재 연간 10억 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국화 경영비의 22%를 묘값이 차지할 만큼 농가 부담도 날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더불어 2006년 7월 1일자로 국내 최대 화훼도매 경매시장인 양재동 화훼공판장이 국화의 무단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출하품종에 대한 로열티 지불확인증을 첨부해야만 경매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해 국화농가들의 국화 경영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경기도산 국화신품종 육성에 총력

따라서 농업기술원은 경기도품종 육성과 보급을 통해 국내·외 틈새시장 확보와 경기도 농가의 로열티 부담 해소를 위해 경기도산 국화 신품종을 육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분화용_교재

또한 국화는 한국의 초가을에서 늦가을께 낮의 길이(11시간 이내)가 짧아지는 시기가 지속되면서 꽃이 피기 시작하는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품종이 대부분이다.
1년 내내 낮과 밤의 길이를 인위적으로 우리나라 가을과 같은 일장시간과 같이 조절해 국화꽃을 언제나 피우게 하고, 계절별로도 꽃색이나 모양이 변함이 없어야 재배하는 농가 입장에서 마음 놓고 재배할 수 있어 이러한 품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농업기술원은 연중 개화가 가능하면서도 화색이 우수하고 국화잎에서만 발생해 상품가치를 하락시키는 곰팡이균의 일종인 흰녹병에 강한 품종 육성을 목표로 국내·외 유전자원 300여 종을 수집해 품종 간 교배육종 기술로 탄생한 국화개체를 선발해 특성검정 중에 있다.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하면서도 좋아하는 국화의 가장 대표적인 꽃색인 노랑색을 중심으로 분홍, 흰색, 아이보리, 보라, 빨강, 녹색, 오렌지색, 복색 등 선명한 화색들을 중심으로 선발을 수행했으며, 흰녹병 발생이 거의 없는 계통 선발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 교배후모습
이렇게 선발된 개체들에 대한 여러 번의 특성검정으로 보다 우수하고 안정된 품종을 금년도 말에는 경기도에서도 첫선을 보이게 될 전망이다.
현재 경기도에 2억여 원으로 추정되는 국화 로열티를 국산 품종으로 대체함으로써 농가의 외국묘에 대한 로열티를 대폭 경감시키고, 또한 수출 시에 지불하던 외국 품종에 대한 로열티 부담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일본의 장기 불황과 채산성 악화 등에 따른 국화 수출 부진과 정체는 러시아 등의 수출시장 다변화와 기존의 외국 품종에 비해 로열티 부담없이 수출할 수 있어 국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정윤경_연구사

-시험연구사업을 추진하게 된 동기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4년까지는 세계 최대 국화 소비국인 일본에 최고의 효자수출작목이었던 국화가 일본의 장기 불황 등에 따른 경제적인 여건 변화로 저가이면서 고품질 국화를 수입하려는 일본의 의도에 반해 국내 국화생산비는 날로 증가돼 수출단가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국내의 ⅓ 수준인 저렴한 인건비와 자연환경 등만으로도 충분히 고품질 국화를 생산·수출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 중국, 베트남의 일본 진출은 고스란히 국내 국화 수출시장의 부진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런 실정에 더불어 2002년부터는 국내 재배가 많은 국화, 장미 품종에 대한 화훼류 외국 육종회사들의 지적소유권 주장이 날로 거세지면서 이제는 지적소유권을 인정해주는 편으로 대세는 기울었다.
이에 무단 번식이 아주 쉬워 재배하는 묘값을 거의 지불하고 있지 않던 많은 화훼농가들에게는 외국 품종 재배에 대한 로열티 지불은 많은 경제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이에 농기원은 분화용 국화 전국의 50% 이상과 절화용의 10% 이상을 재배하는 경기도 국화농가들에게 보다 저렴하면서 믿고 재배할 수 있는 우리 품종 개발에 발벗고 나서게 됐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시작이 절반이라는 심정으로 우리 경기도 국화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내수시장의 가격 안정과 수출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연구 성과 및 활용 방안은.
▶2006년부터 매년 300여 품종 간의 교배에 따른 5만여 개체 중 우수 개체 100여 개에 대한 선발을 마치고 흰녹병 저항성 검정으로 병에 강한 개체를 50여 개 선발했으며, 계절별 특성검정을 마치는 금년도에 품종등록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에 농기원 품종의 농가 실증과 더불어 내년도부터는 본격적으로 매년 2~3품종 이상씩을 품종등록해 경기도 국화농가에 국산 품종 보급을 신속하게 수행할 계획이다.

국산 품종의 보급은 농기원도 적극적인 홍보와 재배 교육 등으로 전파를 할 계획으로 있으나, 몇십 년 동안 일본, 네덜란드 등의 외국 품종에 길들여져 온 농가에서도 국산 품종 재배라는 나름대로의 사명감 없이는 우리 품종의 설자리는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좋은 품종을 만들어 보급하고 농가는 우리 품종 재배함에 최선을 다할 때 외국산 수입품종 대체라는 큰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계획은.
▶고전적인 품종 간 교배를 통한 신품종 육성에 매진을 하고 있는 교잡육종 기법 이외로 방사선을 도입해 새로운 화색이나 화형 창출을 시도하는 돌연변이 육종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더운 온실 내 교배뿐만 아니라 적정온도가 유지되는 실험실 내 저장교배로 우량 종자를 획득할 수 있는 간편 첨단육종법도 적용해 볼 계획이다.

또한 향후 5년 이내에 내가 만든 경기도 품종이 세계 최대 국화 소비국인 일본 땅에 착륙해 수출뿐만 아니라 로열티를 받는 경기도를 만들어 보는 포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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