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인천시 문학경기장 북문광장 일원에서 개최된 제5회 전국 청소년 통일염원 문화예술대회의 개막식 축하공연으로 대한민국 육군 제17보병사단 군악대 연주가 열렸다.
육군에 대한 대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그 동안 인천지역은 물론, 전국을 돌며 인상적인 연주를 해온 17보병사단 군악대는 이날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 참가자들 앞에서 또 한 번 커다란 감동을 선사했다.
9년간 17보병사단 군악대를 이끌어 온 정제윤(34·육군 대위)군악대장을 만나 이번 행사에 참여한 소감과 군악대의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정 군악대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행사에 참가한 소감은.
▶그 동안 수많은 행사에 초청됐지만 이번처럼 미래를 짊어질 전국의 청소년들을 만날 기회는 별로 없었다. 대부분 의전 행사나 지역의 낙도 어르신 및 지자체 행사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들 앞에서 군악연주를 한다는 기대로 나뿐만 아니라 군악대원들이 잠을 설칠 만큼 긴장을 했다. 그만큼 청소년들의 패기와 순수함에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군악대를 이끌어오며 힘든 점은.
▶군악대라는 명성에 걸맞은 연주를 보여주고 싶은 대원들의 의욕이 크다 보니 밤낮 없이 연주 연습을 하는 모습이 가끔은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저러다 몸이 상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할 때가 많다. 또, 가끔 있는 일이지만 군인에게 가장 중요한 ‘부동자세’로 연주하는 대원들에게 파리나 모기 등의 곤충이 달라붙을 때 애를 먹기도 한다.
-기억에 남는 군악대 활동은.
▶지난해 6개월 정도 이라크 자이툰 부대로 파견을 갔을 때다. 문화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소외받는 나라의 국민인 이라크인들을 위해 군악 연주를 했을 때 하나같이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그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하지만 우리를 끝으로 더 이상 그곳에 군악대가 파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가끔 코끝이 찡할 때가 많다.
-통일염원 문화예술대회에 참가한 전국의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금은 분단이란 현실이 청소년들 앞에 놓여져 있다. 하지만 오늘 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의 가슴속에는 하루빨리 평화통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 맑고 순수한 마음을 성인이 돼서도 오랫동안 지켜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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