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불기 시작한 고유가는 자동차의 생활패턴을 바꿔놓았고 자동차 문화의 방향을 틀어놓았다. 차량을 보는 시각도 이전과는 달리 실용적인 면을 추구하는 경향도 크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의 자동차 계통의 흐름을 몇 개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에코’, ‘그린’, ‘경차’, ‘이산화탄소’ 등으로 압축된다. 이 속에는 최근의 ‘저탄소 녹색 성장’을 대변하는 친환경 고연비 자동차의 개발이라는 대명제가 압축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면서 개성 등 다른 차와 차별화된 특성을 지닌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남보다 앞서면서 남들에게 없는 고급 승용 형태의 차량을 당연히 선호했고 사회적 우위를 표현하는 특성을 요구했었다. 이에 따른 차량의 개발 및 판매는 어느 때보다 어려워지고 소비자가 요구하는 틈새시장을 찾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 왔다. 1~2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소비자의 소비형태 변화는 특히 자동차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i30’같이 예전에는 실패한 해치백 스타일이 성공을 거두는 사례도 있고 대형차에 대한 관심보다도 중형이나 준중형의 관심도가 특히 높아지고 있으며, 고유가에 따른 경차의 관심은 특히 높은 실정이다. 올해 경차의 기준을 1천cc 미만으로 올리면서 기아자동차의 ‘모닝’이 인기를 끄는 것도 단지 경차의 혜택이나 고유가에 의한 영향도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기존의 경차보다 크면서 깜찍한 디자인과 과감한 원색, 실내 편의성 등 개성을 강조한 차량의 형태에 더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예전에는 없던 준중형차인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나 GM대우자동차의 ‘라세티’ 등의 드레스업 튜닝 모델 출시 등은 바로 소비자가 요구하는 요소가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른 튜닝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주로 허용되는 드레스업 튜닝을 기반으로 개성을 강조한 틈새시장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쿠페’의 출시가 다가오면서 이전에는 없던 고성능 튜닝 차량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틈새시장의 전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독일의 BMW에 튜닝을 전문으로 하는 ’하만‘, 알피나’, ‘AC슈니처’ 등의 전문 기업이나 일본 혼다자동차의 ‘무겐’ 등 전문화된 자회사 형태의 튜닝전문기업이 현대자동차 등 국내 메이커에도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 바로 이런 부분이 소비자가 요구하는 개성의 정점임을 인지하는 움직임이다. 최근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포르테’나 곧 출시될 GM대우자동차의 ‘J300’이라는 준중형차도 이전에는 없던 프리미엄급 장치의 탑재나 디자인의 혁신 등 급변하는 소비자의 마인드를 반영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쏘울(Soul)’은 소비자의 개성이 얼마나 많이 변화하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모양도 국내 모델에는 없던 파격적인 ‘박스 카’ 형태이고 디자인 또한 단순한 형태가 아닌 ‘블랙 A 필러’ 등 변화를 위해 노력했고 실내 인테리어도 시트 등 변화 자체를 즐기는 형태도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여서 신선한 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소비자의 반응을 모두 읽기에는 짧은 기간이지만 최근의 개성을 요구하는 흐름으로 판단하면 큰 반응과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한 발 더 나가 국내에는 처음 시도하는 ‘커스터마이즈드 키트(Customized Kit)’라는 주문형 옵션을 개발해 출고부터 반영한 점은 매우 독특한 시도다. 이 방법은 드레스업 튜닝의 시작인 프론트 립이나 사이드 스커트 등은 물론이고 표면에 어울리는 색상의 무늬를 입힘으로써 독특하고 개성있는 외양을 지향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륜차에 적용하는 ‘커스텀 바이크’ 등 주문형 옵션을 통해 같은 양산차라 하더라도 겉치장을 통해 나만의 차를 제공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두는 형태가 국내에도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의 니즈가 급변하는 만큼 이제 메이커는 변화에 대한 요소를 파악하고 제품에 바로 반영하는 움직임이 바로 경쟁력과 성공을 가늠하는 요소로 등장함을 인지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 둔한 미국의 ‘빅3’가 어려움이 봉착한 교훈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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