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의과학대학교와 경원대학교, 뇌과학연구소,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가천바이오나노연구원 등의 의료·교육기관을 거느린 가천길재단(회장 이길여)이 22일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국내 유수의 공익 재단으로 우뚝 선 가천길재단의 지난 반세기와 앞으로의 비전을 살펴본다.

 # 가천길재단 50주년

가천길재단은 이길여 회장이 지난 1958년 인천에 문을 연 ‘이길여 산부인과’를 시작으로 이후 교육, 문화, 언론을 아우르는 국내 유수의 공익재단으로 성장해 왔다.
이 회장은 서울의대 졸업 후 인천시 중구 용동에 산부인과를 개원, 수술비가 없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보증금 없는 병원’을 운영했다. 당시 그의 진료실 마당에는 환자들이 감사의 마음으로 가져다 놓은 특산물이 수북히 쌓였다는 일화도 종종 회자된다.
특히 이 회장은 암 등 질환에 대한 상식이 부족했던 50, 60년대부터 여성들을 위한 자궁암 무료 검진을 실시하고, 치료에 그치지 않고 질환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예방의학에도 일찌감치 관심을 가진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78년에는 국내 최초로 의료법인 길병원을 설립하고 선진 의료시스템을 도입, 의료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80년대에 들어서는 적자를 감수해 가며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양평, 백령 등의 의료취약지에 병원을 설립했다. 당시 의료계에서는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길재단이 현재의 규모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1987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현재의 가천의과학대 길병원이 들어선 이후로 평가받고 있다.
1987년 산업체 근로자 진료를 위해 설립된 남동길병원(남동구 구월동)은 그 동안 무의촌 무료 진료봉사나 수해지역의료봉사, 지진피해 국가에 대한 긴급의료지원단 파견 등으로 봉사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가천길재단이 교육기관 운영에 나선 것은 1995년.
당시 운영난을 겪던 경기간호전문대학(가천길대학의 전신)을 인수했다. 또 1998년에는 가천의과대학교를 개교하면서 ‘의료를 통한 교육, 교육을 통한 의료’라는 꿈을 실현하기에 이르렀다.
이 회장은 이 당시를 “‘나 같은 의사, 나를 능가하는 의사’를 양성하겠다는 포부가 현실화된 때”라고 회고했다.
이후 길재단은 지난 2006년 가천의과대학교와 가천길대학을 통합해 보건의료 특성화 종합대학인 가천의과학대학교를 출범시켰다.
   
 

2004년에는 뇌과학연구소, 2008년에는 이길여 암·당뇨연구원과 경원대의 가천바이오나노연구원 등을 잇따라 설립하기도 했다.
뇌과학연구소는 뇌질환 정복을 목표로 뇌 속을 손바닥 보듯 관찰할 수 있는 퓨전영상시스템을 개발 중이고,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은 암 정복과 비만 해결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 가천길재단의 꿈

가천길재단은 ‘인류(human)의 꿈(dream)실현’이란 비전을 내놓고 있다. 의료-교육-기초과학 분야의 효율적인 연계를 통해 그 꿈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일찌감치 가천의과학대학교와 의학전문대학원, 경원대학교를 통해 첨단 의과학 분야의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는 것도 비전 달성에 한몫하고 있다는 자평이다.
특히 지난 2004년 세계 최초로 원형 PET를 개발한 조장희 박사를 영입, 세계 최대 규모의 뇌과학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재단의 기초의과학 발전을 위한 노력 중 하나다. 조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연구진은 뇌를

   
 
손바닥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퓨전영상시스템’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상당 수준의 뇌영상을 학회에 발표했다.
또한 2008년 5월 개원한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은 암과 당뇨의 발병 원인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출신의 김성진 박사를 비롯한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 20여 명이 암·당뇨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고 100여 명의 연구원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007년 문을 연 경원대학교의 가천바이오나노연구원은 바이오물리 및 바이오에너지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인 스티븐 추 박사를 명예원장으로 영입, 유전자 단백질 분야와 반도체 기술을 융합하는 바이오 칩 분야 등 첨단 바이오 분야의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가천길재단 관계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일궈온 의료, 교육, 기초의과학의 조화를 통해 인류가 소망하는 각종 질환을 정복하고 동시에 첨단 의과학 분야의 선도를 통해 대한민국 성장동력으로 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이길여 회장 인터뷰
   
 

 
“지난 반세기 동안 가천길재단을 이끈 원동력은 ‘사랑’입니다.”
인천의 작은 산부인과에서 출발, 50년 만에 국내 굴지의 공익재단으로 발전한 가천길재단의 이길여(사진)회장은 22일 “선진 의료를 배우기 위해 미국과 일본에 유학한 것은 환자를 위해 더 나은 의술을 펼쳐야 한다는 ‘환자사랑’때문이었다”며 “교육기관의 설립 또한 각각의 분야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글로벌 인재를 키워 내겠다는 생각을 이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가천길재단의 설립이념은 박애·봉사·애국, 한마디로 ‘사랑’이며, 세상에서 사랑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없다”는 이 회장은 “가천길재단이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도 사랑의 힘이어서 이 사랑을 바탕으로 최대(The Largest)가 아닌 최선(The Best), 더 나아가 유일(Only)하게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인천과 지난 50년을 함께 한 이 회장은 미국 유학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958년 인천시 중구 용동에 산부인과 의원을 연 것을 계기로 인천과의 첫 인연을 맺었다.

이 회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나와 재단 모두가 인천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성장해왔다”며 “가천길재단이 인천에 뿌리를 두고 많은 성장을 이룬 것은 인천의 발전과 함께 맥을 같이 했기 때문”이라고 인천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지난 시간을 회상하면서는 “반세기 동안 병원을 키우고 거대 조직을 운영하면서 아찔했던 순간을 수도 없이 겪었지만 이제는 공익재단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초석은 다졌다고 생각한다”는 이 회장은 “재단의 연구시설 모두가 인류의 숙원인 난치병 완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국내 의료 및 연구 분야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재단이 의료와 교육, 연구의 융합을 통해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재단’을 목표로 하듯 5천여 명 재단 가족 모두가 ‘100년의 초석’을 놓고 ‘1천 년의 꿈’을 실현하는 전령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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