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는 언제나 깜짝 스타가 탄생한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SK 와이번스에 지난해 깜짝 스타가 김광현이었다면, 올해는 단연 ‘돌아온 원조 에이스’ 이승호(26)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0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첫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승호는 올해 부상에서 돌아와 불펜으로 한국시리즈를 맞았다.

그러나 이승호의 역할은 예상외로 매우 컸다. 이승호는 이번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출전, 5.2이닝 동안 2안타 1실점, 방어율 1.59의 호투로 무려 4홀드나 기록했다.

SK가 이번 4승 1패로 우승을 했기 때문에 4홀드로 봤을 때 이승호가 지키면 팀은 이긴다는 승리 방정식이 성립되는 셈이다.

특히 이승호는 4차전 7회말 무사 1, 3루와 5차전 8회말 1사 1, 3루 등 팀의 최대 위기에 투입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등 이번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숨은 공신이라 해도 누구 하나 이의 제기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특히 지난달 30일 4차전. 7회말 무사 1, 3루의 위기서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는 첫 타자인 두산 오재원을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후속 채상병마저 삼진으로 잡았다.
이후 대타로 나선 최준석에게 볼넷을 허용, 2사 만루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몰렸지만 이대수를 초구에 3루 땅볼로 잡아내며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지난 2000년 프로에 입단해 그해 10승 12패 9세이브로 신인왕을 거머쥐었던 이승호는 2001년 14승(14패)으로 일약 SK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해 무려 220.2이닝을 던지며 철완을 과시하던 이승호는 2004년 15승(9패)을 끝으로 더 이상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2006년 어깨 수술 이후 재활에 힘썼지만 좀처럼 공을 잡을 수 없었고, 이러는 동안 김광현이라는 걸출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탄생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SK 원조 에이스는 팬들의 뇌리에서 거의 잊혀져 갔다.

김성근 SK 감독은 “이승호가 이번 한국시리즈 정도의 투구 내용만 보여준다면 내년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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