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만큼 우승 실감은 덜하지만 잠실에서 3차전 모두 1~2점 차 승부의 힘든 경기를 펼쳐서인지 우승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2년 연속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모두 퍼펙트로 제패하고 이제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야구 신의 경지에 오르며 SK 와이번스를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팀으로 만든 김성근(66)감독이 우승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 잠실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 3승 1패 후 5차전에서 두산을 2-0으로 누르고, 4승 1패로 2008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2연패를 달성한 후 “이 모든 영광은 그 동안 남몰래 피와 땀을 무수히 흘린 선수들이 가져야 한다”면서 선수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우승이 아니라 유명(스타급)선수 하나 없는데도 선수들이 단결해 최선을 다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반드시 나온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는 김 감독은 “야구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올 시즌 초반 이호준과 박정권, 정규시즌 막바지 박경완과 이진영 등 부상자가 속출했을 때 마음이 착찹했다”는 그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선수들이 잘 극복해줬고, 특히 오늘 8회 조동화, 박재상의 수비는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플레이라고 본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이 같은 플레이는 평상시 연습을 많이 한 결과 선수들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플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감독은 포수 박경완을 칭찬하면서 “이제야 밝히는데 박경완이 지난 9월 초 다쳤을 때 2군에 내리지 않고 벤치에 뒀던 것은 박경완이 직접 정상호에게 사인을 냈다”면서 “그것은 올해 한 번도 박경완에게 볼 배합 사인을 낸 적이 없고, 박경완을 믿고 던진 투수뿐 아니라 서로 믿고 이기고자 하는 자세가 오늘의 SK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오는 13일과 내년 3월에 각각 열리는 아시아시리즈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해 김 감독은 “예전에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 있을 때 알았던 사람들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요미우리를 이겨 달라고 하더라”면서 “이왕이면 요미우리와 상대하고 싶고, 요미우리를 이겨야 아시아시리즈도 계속 열릴 것이다”면서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 그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하던 사람이 계속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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