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시 전체가 개발사업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을 비롯해 기존 도심에서는 새로운 도시이미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니까 인천 전체가 개발의 소용돌이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아마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10여 년 후에는 인천의 도심은 지금의 모습이 아닌 속된 말로 ‘삐까번쩍’할 도시로 거듭나는 것이다. 하지만 구도심을 중심으로 더럽고 보기 싫다고 겉모습을 모두 들어내고 새로운 외피를 뒤집어 씌우면 인천의 모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때 새로운 도시를 만든다며 초가집을 죄다 들어내고 슬레이트 지붕으로 씌운 후 많은 사람들은 얼마 가지 못하고 초가집을 그리워했지만 이미 복원하기에는 늦은 후회를 한 적이 있다.
인천은 솔직히 내세울 것이 없는 도시지만 과거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많은 부침을 겪으며 만든 독특한 생활양식이 존재하고 있다. 개항장으로 전국 최초의 철도와 고속도로, 현대식 공원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보존가치가 있는 시설물들도 많고 시정부가 이를 보존하려는 노력도 가상하다. 그러나 개발을 진행하면서 모든 것을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새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과거에 대한 몰이해일지 모른다.

6·25전쟁 통에 인천 고유의 생활양식이 거의 사라지고 산업화를 겪으며 많은 곳이 현대식으로 탈바꿈하면서 인천이 내세울 과거의 생활양식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전쟁을 피해 이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생활양식은 개발에 밀려 달동네박물관에 박제화 된 과거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우리 인천의 역사이고 지키고 보전해야 할 새로운 양식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더럽고 보기 싫지만 초가집이 사라진 후 뒤늦게 후회했던 과거를 되돌아 본다면 일부 남아있는 달동네를 보존하는 것도 역사를 기록하는 후대의 임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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