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인천이 온통 시끌벅적하다. 공직사회는 구성원 대로, 시민사회단체는 단체 대로, 언론은 언론 대로, 시민은 시민 대로 대화의 공간이 마련된 장소 곳곳에서 그들 나름대로의 무대를 통해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이다. 그제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진형 의원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설을 촉구하는 질의에 대해 정부가 그 동안 고수해온 불가 입장을 거듭 강조했기 때문이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이날 답변을 통해 ‘문학경기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최선’이라며 인천의 기대를 외면했다. 다각적으로 검토는 해보겠지만 시가 제출한 유치제안서와 유치승인신청서에 문학경기장 활용방안이 담겨 있었다는 게 신설을 반대하는 이유였다고 한다.

이 같은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 거듭 강조되자 다급해진 인천시에 비상이 걸린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안상수 시장은 한 총리의 답변이 나오자마자 아시아경기대회 지원본부장을 전격 경질하고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경기대회지원특별위원회 참석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총리 답변으로 징계성 처분을 받은 고위공직자의 앞날은 험난할 것이 분명하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안 시장도 읍참마속의 심정이었을 게다. 공직사회에는 경종을, 정부에는 강한 의지의 메시지로 전달되길 기대면서. 우리는 아시안게임 유치가 확정된 날의 벅찼던 감동을 잊지 않고 있다. 아시안게임 유치를 반대해온 사람들조차 모두 “인천시 만세”를 외치며 이 영광이 2014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사단이 났다. 호사다마랄까. 공항과 항만을 갖고 있으면서 경제자유구역이 조성되고 인천대교 건설에 인천세계도시축전까지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는 인천시가 아시안게임까지 따내자 묘한 여운이 감지됐다는 게 지역사회의 의견이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혹시나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의 원인제공자로 미운털이 박힌 것은 아닐까, 그래서 유독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의 주경기장 신설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큰 것은 아닐까, 이런 의혹제기를 탓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부닥친 실정이다. 도시가 국가경쟁력인 시대에 정부가 인천의 경쟁력강화를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아시안게임과 인천=대한민국 발전’이라는 등식 성립에 주경기장 신설이 걸림돌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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