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터스포츠의 규모는 자동차 산업 규모에 비해 열악하기 짝이 없다. 역사도 짧지만 규모 자체도 너무 작아 실질적인 동호인들도 한정돼 있다. 내로라 말할 수 있는 국제 규모의 경기가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열악해 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정착할 리 만무하다. 그 동안 F1 등 세계적인 규모의 모터스포츠 경기를 유치하려 노력했으나 국내의 성숙한 환경의 부족으로 물거품이 된 지 오래다. 일각에서는 세계 모터 스포츠계에서는 국내의 이러한 무책임한 파기에 국제 모터 스포츠계에서 완전히 배제시켜야 한다는 논리도 비등할 정도였다. 다행인 것은 2010년 전라남도 영암에서 치러질 F1 그랑프리 대회가 차근차근 준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적인 지원에서 여러 가지 홍역을 치루고 있지만 모든 것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대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2010년부터 7년간 치러질 대회인 만큼 이 기회에 국내 모터스포츠의 발전이 자동차 산업 및 문화의 선진화에 일조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역시 가장 주안점을 두어야 할 점은 F1 대회 이외의 활용도를 높이는 일이다. 막대한 인프라를 1년 내내 극대화하기 위해 각종 국내외 경기를 유치하고 실질적인 흑자로 이끌어야 지역사회는 물론 국내의 모터스포츠 발전에 기여가 가능할 것이다. 그랑프리 대회 이틀과 준비 기간 1개월을 생각해도 나머지 11개월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있고 국제 교통이 떨어져 있어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일 것이다.
현재 국내 모터스포츠 인프라는 용인 스피드웨이, 강원도 태백 경기장 등이 모두다. 경상남도 창원, 경기도 안산 등 일부 지역에서 이루어졌던 경기가 있었으나 일시적으로 활용됐을 뿐이다. 현재 있는 경기장도 국제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구밀도와 교통 등을 고려한 위치의 선점에 있을 것이다. 동호인은 물론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 위치해 편하게 보고 즐기는 경기가 돼야 활성화가 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존의 강원도 태백 경기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가 가장 적합한 장소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전에 안산 경기장이 부각됐으나 여러 문제로 폐기 단계에 이르고 있다. 유일한 장소가 바로 용인 스피드웨이인 것이다. 이 장소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리하고 다른 시설로 활용된다는 얘기가 힘을 얻고 있었다. 최근 이 시설이 제대로 확대된다는 얘기로 모터 스포츠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 시설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의 지시로 국제 규모로 확대된다는 얘기다. 이 전 회장의 자동차에 대한 애착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 만큼 자동차 관련 인프라도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개인적인 취향을 넘어 그 동안 국내 모터스포츠계의 발전에 가장 큰 지장을 가져온 인프라 구축의 시발점이 된 것을 매우 환영한다. 현재 용인 스피드웨이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모터스포츠의 요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 2.1km에 불과한 짧은 서킷으로 대회 자체를 치르는 데 한계가 있다. 직선 주로가 400m도 채 되지 않아 드래그 레이스도 편법으로 진행했다. 어느 대회 하나 제대로 치르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이번 경기장 확장이 어느 정도까지 실현될지 두고 보아야 하나 아마도 작게는 3.8km에서 4.1km까지 확대된다면 국제 수준의 서킷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모로 보나 이 장소는 수도권에 가장 가깝고 관련 오락시설도 완전히 갖추고 있어 최고의 입지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관중들이 보는 위치도 매우 좋아 가장 적절한 요새임에 틀림이 없어 조건만 갖춘다면 폭발적인 향상이 기대된다.
앞으로는 개인의 취향을 넘어 다른 자동차 관련 그룹의 관심이 커졌으면 한다. 이미 세계적인 그룹으로 떠오른 현대기아차그룹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순수한 자동차 산업을 넘어 모터스포츠 같은 분야 등 문화적인 부분에 치중할 때다. 아직 갖고 있지 못한 자동차 박물관도 그렇고 모터스포츠 인프라도 시작해야 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모터  스포츠를 비롯한 자동차 문화의 선진화가 촉진된다면 국내에는 아직 미약한 새로운 분야의 창출도 분명히 가능할 것이다. 자동차 관련 그룹의 관심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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